말레이시아 경찰이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60·사진) 전 부총리에 대해 남색(男色·sodomy) 혐의 수사에 나서면서 정치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안와르는 29일 경찰이 '남색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사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직후 쿠알라룸푸르 소재 터키 대사관으로 피신했다가, 30일 대사관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안와르의 개인 변호사인 산카라 나이르는 "부총리와 내무장관이 그에 대한 안전을 약속했으며 우리는 이를 믿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와르의 '상대방 남자'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안와르는 대사관에서 이메일을 통해 "경찰이 정치적 불만을 가진 23세 전 보좌관의 날조된 주장에 근거해 지난 3월 8일 총선에서 분출된 개혁과 재건의 동력을 꺾으려고 나와 야당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8 총선'에서 안와르는 3개 야당연합을 실질적으로 이끌며 20석이던 의석을 82석으로 늘렸다. 반면 집권 정당연합인 국민전선(BN)은 39년 만에 3분의 2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남색이 최고 2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안와르는 10년 전에도 남색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그는 마하티르 모하마드(82) 총리 시절 마하티르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됐으나 1998년 말 남색 논란에 따라 부총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