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 광고를 사전(事前) 심의하도록 규정한 방송법 조항은 행정기관에 의한 사전검열에 해당되고, 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違憲)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26일 나왔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의 성격을 가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익광고를 제외한 TV 방송광고를 사전심의 하도록 한 방송법 제32조 제2항과 제3항, 시행령 제21조의 2 등은 이날로 효력을 잃게 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강릉시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가 "YTN에 가게 광고를 청약했으나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2005년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에서 관련 방송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사전 검열은 실질적으로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이 발표되기 전에 그 내용을 심사·선별해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제도"라며 "이는 헌법뿐 아니라 법률로서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TV광고의 사전심의는 방송위로부터 위탁 받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진행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헌재는 "그렇더라도 방송위가 자율기구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만큼 심의주체는 방송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행정기관이 사전심의를 하던 마지막 분야가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광고업계에서는 "사전심의 제도가 독창성을 저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헌재는 1996년 영화 및 음반의 사전심의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하지만 사전심의가 사라짐으로써 '문제성 광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앞으로 방송관련 법제 개편 작업에서 TV광고에 대해 강화된 사후 심의 절차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광고주협회 민병준 회장은 "광고주협회가 다년간 연구해 온 결과를 바탕으로 광고·방송계와 학계, 소비자단체 등 각계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이고 세부적인 자율심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