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지성인'으로 터키계 무슬림 학자인 페툴라 굴렌(67·사진)이 선정되자 '몰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15일까지 인터넷 설문을 통해 '세계의 지성인 100명'을 선정한 결과 50만표 이상을 얻은 굴렌이 1위에 선정됐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굴렌은 전 세계의 무슬림(이슬람교도) 네트워크를 이끌며 모국인 터키를 바탕으로 현대적 기준에 맞는 이슬람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면서 '무슬림 르네상스'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종교 간의 대화와 관용, 다당제 민주주의 등을 주장하며 유대교 단체까지 후원한다.

이번 조사에서 2위에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총재인 무하마드 유누스(Yunus), 4위에는 터키인 소설가인 오르한 파무크(Pamuk)가 차지했다. 3년 전 조사에서는 1위에 미국의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Chomsky), 2위에 이탈리아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Eco), 3위에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만들어진 신(神)'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Dawkins)가 선정된 바 있다.

10위 내 다수가 무슬림으로 드러나자 주최측은 "이번 조사가 헛수고가 돼버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주최측은 터키의 최대 일간지 '자만(Zaman)'이 투표 소식을 보도한 후, 굴렌의 추종자들이 사이트로 몰려와 몰표를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만의 편집장은 "수많은 이들이 '대화와 관용'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는 굴렌의 생각을 지지하고 있다"며 '몰표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