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의 열기가 뜨거운 14일 오후 이와 달리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시위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와 서 목사 지지자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청계광장에서 정권퇴진운동으로 확대되는 최근의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재협상 안 하면 정권퇴진, 너무 지나친 말이다', '쇠고기 사안이 대통령을 갈아치울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등 다양한 팻말을 들고 나와 2시간여에 걸쳐 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다. 이들의 촛불집회 비판 시위에 수많은 시민들은 야유를 보내며 험한 욕설을 하기도 했으며,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한 서 목사는 "촛불의 진정한 의미를 훼손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촛불의 진정성이 점점 퇴색되고 있고 과격하게 정권퇴진까지 바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규탄했다.

뉴시스

서 목사는 또 "협상 자체를 완전히 백지화하는 결정은 모든 국제협상에서 한국이 믿을 수 없는 국가로 인식될 수 있다"며 "정부는 추가협상을 최대한 진행해 실질적 재협상 효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를 지지하는 50대 김모씨는 "이 대통령의 시행착오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의사전달을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충분히 의사가 전달됐으니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있을 때까지 여론을 조성하고 기다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지자 40대 이모씨는 "우리는 중도보수적인 입장에서 단지 자유로운 토론을 하자고 의견을 표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촛불집회 비판 시위에 회사원 박상주씨(41)는 "서 목사의 속마음은 마치 친북좌파나 빨갱이들이 촛불집회를 선동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진정으로 국가를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서 목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광우병 촛불시위를 비판하는 서경석 목사'라는 카페(cafe.daum.net/antirally)를 개설하고 촛불집회 비판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박준형기자 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