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희비극 전쟁 코미디. 발칸반도 참상을 모르고 보기 시작한 시청자는 러닝타임 내내 낄낄거리다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뒤통수를 맞은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보스니아 내전 한가운데. 세르비아의 신참 병사 니노(르네 비토라예크)가 고참과 함께 '노 맨스 랜드(No Man's Land)'로 들어간다. 우리로 치면 일종의 비무장 지대다. 여기에 보스니아 병사 한 명이 쓰러져 있다. 니노 일행은 그의 등 아래에 지뢰를 매복한다. 그런데 웬걸, 죽은 줄 알았던 그 병사가 깨어난다. 여기에 참호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보스니아 병사 치키(브랑코 듀릭)도 적을 보고 튀어나온다. 일촉즉발. 그래도 지뢰가 터져 모두 죽는 일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뢰를 해체할 수 있는 UN 평화유지군을 기다리는 가운데, 엉뚱하게도 특종을 노리는 영국 방송사 기자가 현장을 찾는다.
보스니아 출신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이 연출한 전쟁 고발극. 총구를 서로 겨눈 병사들은 상대방에게 전쟁의 책임을 물으며 티격태격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절대 먼저 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풍자와 유머로 가득한 이 코미디를 통해 이 젊은 감독이 지닌 놀라운 재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칸 영화제 최우수 각본상과 2002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No Man's Land.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