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 지구가 더러워지고 있대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자꾸 녹아내리는데 나쁜 아저씨들은 호시탐탐 환경 파괴를 노리고 있고…."
11세 소년에게서 '지구 온난화' '몽골의 사막화' 같은 단어가 거침없이 나왔다. "어떻게 지구를 깨끗하게 지킬지 걱정"이라는 그는 한국인 1.5세 조너선 리(Jonathan Lee·이승민)다. 이경태(38)씨와 미국인 어머니 멜리사 리(38)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의 '어린이 환경운동가'다.
조너선은 자기가 쓴 환경동화 '고그린맨 vs 심술통 떼돈 공갈 팍팍써' 출간을 앞두고 부모와 한국에 왔다. "한국은 미국 대도시보다 건물과 지하철이 더 깨끗해요. 작년에 처음 왔고 올해 두 번째인데 뉴욕보다 나무도 많고 하천이 도시 환경에 잘 어우러져 있어서 좋아요."
'고그린맨 vs 심술통…'은 작년 2월부터 웹사이트(www.gogreenman.com )에 연재 중인 만화 '고그린맨(Go Green Man)'을 묶은 것이다.
"고그린맨은 친구들과 함께 초록마을(지구)을 지키는 환경 지킴이예요. 심술통 공해박사, 떼돈 석유통 회장, 공갈 진둑이 의원, 팍팍써 낭비여사 같은 환경오염꾼들을 태양열·풍력을 이용한 에너지 무기로 무찌르는 거죠."
조너선이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엮어 그리면 아버지가 이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초록마을을 지키려는 아이디어는 기발한 상상력 천지다. 태양광 방패, 바람 에너지파, 맑은 산소 펑펑펑 보내기, 공기방울을 이용한 뽀그르르 파워 발전기, 나무 속에 필터 넣은 나무 샘물 정수기…. 조너선은 "과학책을 많이 읽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으며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조너선은 "평소 아빠가 환경 문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지구 온난화 문제를 다룬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두 달 만에 홈페이지 방문자 수 10만 명을 넘기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 정계의 관심도 쏟아졌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세계 어린이를 위한 환경대사"라고 치켜세웠다. 30여 명의 정치인도 "조너선의 환경보호 활동을 돕겠다"고 나섰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세계 70개국 대통령 앞으로 '환경 보호에 힘써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올 2월에는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등 미국 대통령 후보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환경을 보호할 건지, 집에서 재활용은 잘하는지 물어봤어요." '만나보니 어떤 후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냐'고 물으니 조너선은 "오바마나 매케인이나 똑같아요. 둘 다 환경문제에 힘쓰겠다고 했고 인터뷰에도 친절하게 응했죠!"라고 했다.
현재 조너선은 'One child, one tree, one year(어린이 한 명이 일 년에 나무 한 그루를)!'라는 기치로 '고그린맨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어스데이네트워크(Earth Day Network)가 소년의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아버지 이씨는 "아이가 환경의 소중함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태안에 데려가 봉사활동도 같이 하고,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1℃ 낮추기 운동'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지구 온난화와 공해를 막고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깨끗한 물, 숲과 야생동물을 보호하자는 게 고그린맨의 메시지예요. 저는 커서 환경운동가가 될 거예요. 지금부터 캔이나 종이는 재활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수거 해요. 아주 간단한데 사람들이 실천을 안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