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에게 태화강은 가깝고도 멀다. 차창 너머로 손에 잡힐 듯한 태화강이지만 정작 마음먹고 다가가려면 갖가지 장벽들이 발길을 막아 선다.

우선 강변을 따라 동서로 뻗어있는 강변도로가 시민과 태화강을 갈라놓는 가장 큰 장벽이다. 한때 강둑이었던 곳이 지금은 도심교통의 중요한 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강변도로가 된 것은 도시성장과정에서의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걸어서 태화강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강둑이 더 아쉬워졌다.

지금 당장 강변도로가 그 같은 기능을 해주길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더라도 강변도로를 걸어서 넘는 보행육교를 놓아 태화강으로 다가가는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 봄직하다. 주변 토지이용이나 인구이동을 잘 고려하면 주변경관과도 잘 어우러지는 보행육교를 여러 개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전)강변을 따라 뻗어있는 강변도로로 인해 태화강과 시민들의 소통이 단절돼 있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남구와 중구 주민들의 생활과 심리적 공간도 나눠져 있다. 울산의 역사와 울산인의 정취가 담긴 구(舊) 도심과 현대식 문화예술시설이 밀집된 남구 지역을 이어주는 번영교~울산교 구간의 경우 사람들의 이동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정서적으로 이어주는 이음새가 필요하다.

강북 쪽 강변도로 일부를 지하차도로 만들고 그 위에 보행전용 녹지데크로 조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전·후 사진 참조〉 중구 구 도심 지역을 찾는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수월하게 태화강에 접근할 수 있고, 구 도심 활성화, 강남~강북 연계 강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로가 차지했던 수변공간이 녹색 생태경관으로 되살아나 울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태화강 경관에 있어서 접근성 못지않게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요소가 편의성이다. 울산의 대표적인 경관자원인 태화강변 수변경관이 단지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풍경으로만 머무는 것은 아쉽다. 특히, 도심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강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태화강의 하류지역은 환경·생태·문화·위락기능이 다양하게 얽혀있는 도심 복합수변공간이다.

(후)강북 쪽 강변도로 일부를 지하차도로 만들고 그 위에 보행전용 녹지데크를 합성 해 넣어보았다. 시민들이 걸어서 강변에 잇닿은 곳까지 태화강을 즐길 수 있게 됐 고, 강변 경관도 훨씬 자연친화적으로 바뀌었다.

이런 점에서 현재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울산역 뒤편 삼산쓰레기매립장 주변지역을 친환경생태공원과 친수공간이 어우러진 도심워터프런트(urban waterfront)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산업수도를 표방하는 울산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수변 및 도시경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수년 사이 초고층 주상복합건축물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강변의 변화, 즉 번영교~태화교 구간의 '고밀도 주거화' 현상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축중인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 전망대를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태화강의 수려한 수변경관 뿐만 아니라 도심을 포함한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별도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호주 멜버른의 경우 297m 높이의 세계 최고층 주거전용빌딩인 유레카타워(Eureka Tower) 88층에 전망대(Eureka Skydeck)를 설치해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