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 안팎에선 '만사형통(萬事兄通)'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두루 잘되어 간다'는 사자성어 만사형통(萬事亨通)에서 형(亨)자를 형(兄)으로 바꾼 것이다. '모든 일이 형님(兄)을 통하면 된다'는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통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그만큼 여권 내부에서 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최근 정두언 의원과 박영준 전 청와대 비서관이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 촉발된 여권 내전(內戰)도 따지고 보면 독주 양상을 보여온 '이상득 라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를 계기로 이상득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영준 비서관의 사퇴에는 이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이자 '심복'인 박 전 비서관의 사퇴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의원을 비롯한 여권 내 일부 소장파들은 "이 의원이 박 전 비서관의 사퇴에 앞장 선 것은 도마뱀 꼬리 자르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류우익 대통령 실장까지 '이상득 라인'으로 지목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차기 여당 지도부가 '관리형' 체제로 방향을 잡은 것이나, 기존의 친이(親李) 공신들을 밀어내고 당내 '신주류'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진원지도 이 의원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내가 30년 공직 생활을 하며 절대 인사와 이권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고만 할 뿐, 각종 공세에 정면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의 측근들은 "이 의원이 국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대통령이 잘 알 것"이라며 "정 의원 등이 개인 불만으로 내부에 총질을 해대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이자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작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전국 조직을 지휘한 사령탑도 이 의원이었고, 캠프 내의 분파주의를 견제한 것도 이 의원이었다고 한다. "형이 없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위기를 맞으면서 이런 '이상득 역할론'에 대해 견제와 공격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현재 여권의 내부상황이다. 이미 여권 주류 세력 간의 파워게임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만사형통 이상득' 논란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여부도 이 대통령의 국정쇄신 구상과 맞물려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