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임을 공식 발표했던 미국 성공 회 뉴햄프셔주 교구장 진 로빈슨 주교(사 진 오른쪽)가 오랜 친구였던 치안판사 로 나 와이즈(사진 가운데)의 주재하에 파트 너 마크 앤드루스와 지난 7일 시민 결합 예식을 올리고 있다. AP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성공회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3년 주교로 임명돼 논란을 빚었던 미국 성공회 뉴햄프셔주 교구장 진 로빈슨(Robinson·61) 주교가 지난 7일 20년간 사귄 파트너와 시민 결합(civil union) 예식을 치르고 공식 결합했다.'동성애 결혼'을 의미하는 '시민 결합'은 당사자들에게 부부와 거의 같은 법적인 권리와 보호장치를 허용하고 있으나 결혼이라는 명칭은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뉴햄프셔주에서는 올해부터 합법화됐다.

8일 AP 통신에 따르면 뉴 햄프셔주 콩코드의 세인트 폴 교회에서 가족 행사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120여 명의 가족·친지들이 모여 로빈슨 주교와 파트너 마크 앤드루스의 결합을 축하했다. 로빈슨 주교의 대변인 마이크 바웰은 "다음달 영국에서 있을 세계 성공회 대회를 존중하고, 커플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행사를 가족적으로 조용히 치렀다"고 밝혔다. 커플은 로빈슨 주교가 세계 성공회 대회의 참석차 영국으로 떠나기 전 뉴햄프셔주의 시민결합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위해 예식을 치르게 됐다.

로빈슨 주교는 지난 3월 "세계 성공회 대회 조직위원들이 내가 대회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제약을 가했으며, 그것이 내게 깊은 상처를 줬다"면서 "이 대회에서 어떤 공식적인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로빈슨 주교의 지난 2003년 주교 임명은 7700만 신도를 지닌 각국 성공회 교회의 연합체인 세계 성공회 교회에 큰 파문과 내부 갈등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성공회 교도들이 동성애를 금지하는 성경 구절을 지지하는 전통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로빈슨 주교는 이후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으며 2003년 주교 임명식에서는 주교복 안에 방탄 조끼를 착용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