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지난 5일 국회 등원(登院) 대신 촛불 집회 전면 합류를 결정한 이후 민주당은 마치 '브레이크 풀린 열차'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6일에도 "당분간 국회 회군(回軍)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차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재협상 선언과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는)가축법 개정 합의가 없는 한 결코 국회에 등원할 수 없다. 차선책도 온건책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6·4 재·보선에서 지난 5년간 계속된 연패(連敗)를 끊은 뒤 일단 '온건론'은 쑥 들어간 상태다. 대표적인 예가 한나라당이 작년 대선 때의 BBK 고소·고발 취하 방침을 밝히자 "한나라당이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우리는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고 나선 일이다. 고소·고발 취하는 민주당이 먼저 요청했던 것인데, 이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또 재·보선 당선자들이 촛불 집회에 나가 "촛불에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라는 당선 인사를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6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을 비롯해 송영길 의원 등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서울시청 앞 72시간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전날에는 81명 의원 중 20명 안팎이 참석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고민도 적지 않다. 상당수 당 관계자들은 "국회 파행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있고, 집회 현장에서 정권퇴진 구호가 주류를 이루는 바람에 당혹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오는 7월 6일로 예정된 통합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가운데)이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에서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이란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5~6일 촛불 집회 참석 의원 수(數)도 당론으로 참여를 결정한 것치고는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참 의원들은 "현충일인데…" "체질적으로 안 맞는다" "난 촛불 집회 반대"라고 했다. 집회에서 정권퇴진 구호가 나오자 한 재선 의원은 "탄핵의 아픈 기억이 있는 우리로선 저 구호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6월 10일 대규모 집회 이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 기념일, 6월 16일 이후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 등 시민·노동단체가 전면 합류하는 투쟁이 기다리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주도하는 투쟁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자체적으로 열어온 쇠고기 규탄대회는 흥행에 참패하면서 서울·인천·광주 세 번만 하고 서둘러 막을 내린 상태다.

또 국회로 돌아오려고 해도 명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고민이라고 한다. 서갑원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협상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가축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하면 개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