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문화공간이 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10일 옛 전남도청 일대 공사 현장에서 첫삽을 뜬다. 이날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출발한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이다. 민자유치를 포함해 2023년까지 5조3000억 원이 투입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문화 분야에서는 전례없이 큰 국책사업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넘버 원' 문화공간

2012년 완공 예정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규모와 시설 면에서 국내 최고다. 7984억 원의 건립비용, 4만6000평의 부지는 국립중앙박물관보다 크다. 건립비만 문화체육관광부 연간 예산(올해 1조4208억)의 56%에 달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복합문화시설로 내부에 두 개의 예술극장, 아시아문화정보원, 어린이지식문화원(박물관), 문화창조원, 민주평화교류원 등이 들어선다. 2000석짜리 예술극장 대극장의 경우 무대·객석이 가변형으로, 무대를 중앙으로 옮기면 마당놀이 공연도 가능하다. 아시아문화정보원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신화(神話) 등을 수집·보관하고 재창작하는 기능을 한다.

랜드마크를 추구하는 만큼 설계도 독특하다. 부지는 옛 전남도청과 전남경찰청 건물만 보존하고 나머지 지상은 공원이나 광장으로 꾸며진다. 공연장·전시장 등 내부 시설들은 모두 지하(1~4층)에 설치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흡사한 구조다. 여기서 문화 콘텐츠의 연구·개발, 공연·전시가 원스톱으로 펼쳐지게 된다.

2012년 완공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조감도. 분수대가 보이는 오른쪽이 5·18 민주광장이고 그 왼편 지상 건축물이 옛 전남도청과 전남경찰청 건물이다. 예술극장등 아시아문화전당 소속 5개 원(院)은 모두 지하에 설치된다.

■규모만큼 걱정도 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정치적으로 출발했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 정권이 4번 바뀌는 20년 동안 정치적 변동에 휩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 발전소' '창작의 보물섬' 같은 화려한 수식어를 받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2012년 개관 이후 얼마나 좋은 콘텐츠로 공간을 채우고 또 관람객을 모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은 "정치색을 걷어내고 내실을 기해 국제적인 창작·관광 명소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적으로 창작자들이나 관람객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문화부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 등을 통해 접근성을 키우고 함평나비축제 같은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할 계획"이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어지면 민자 유치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