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조선일보 논픽션대상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응모작 614편 중 1차 심사로 가려진 60편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선정된 최종 후보작 10편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김주영 소설가,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이주향 수원대 교수, 정이현 소설가, 표정훈 출판평론가,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한영우 이화여대 교수, 허병두 숭문고 교사 등 심사위원 9명 전원이 최종심에 출석했다. 위원들은 '기록문화의 힘을 보여줄 수 있고 역사성과 대중적 재미를 아우르는 글'과 '사적(私的) 기록일지라도 사회 전반에 보편성·공익성을 갖는 글'을 당선작으로 뽑자는 데 뜻을 모았다.

먼저 총평에서 이인화 교수는 "모든 작품이 다 좋아 밤새워 읽었다"고 했고, 한비야씨는 "출품작 스펙트럼이 무척 넓었다"고 말했다. 김주영씨는 "몇몇 작품은 원고량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 쓴다면 책으로 낼 만하다"고 평했다. 표정훈씨는 "원고도 책처럼 나름의 운명이 있지만, 유능한 편집자가 다듬기에 따라 좋은 책이 될 만한 작품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최종 심사를 마친 조선일보 논픽션대상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허병두 이인식 정이현 한비야 이주향 한영우 김주영 표정 훈씨. 이인화 교수는 학교 업무로 일찍 자리를 떠 함께 하지 못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심사위원들 간에 견해 차가 적지 않았다. 다양한 출신과 연령의 응모자들을 고려해 심사위원들도 세대별로 고루 안배하고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담은 작품에 평점을 매긴다는 자체가 곤혹스럽다" "자기 전공(관심분야)을 다룬 작품일수록 더 인색한 점수를 매겼다"는 얘기도 했다.

한영우 교수는 "관료사회 막후를 꼼꼼히 기록한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의 《관료의 틀에 갇혀 지낸 3년》의 기록성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허병두 교사는 "작가 최명희의 자취를 추적한 《혼불 사랑》은 집요함과 치밀함이 돋보였다"고 했다. 이주향 교수는 "《온 회사가 햇님스러워》는 비정규직 문제, 그중 파견직, 계약직 문제를 감각적으로 다뤄 20대에게 관심을 끌 것 같다"고 했다. 이인식씨는 《백두대간 산행기》와 CDMA 개발 과정을 다룬 《퀀텀 점프》, 정이현씨는 《나의 외삼촌 이수근》과 《씨앗, 사방연속무늬의 꿈(이주여성 방문교육기)》을 주목해 읽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논픽션대상 출품작 614편이 쌓여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인화 교수는 "항공기 승무원 얘기를 담은 정종민 작 《나의 아름다운 비행》이 정보성과 문학성 모두 뛰어났다"고 했고, 한비야씨는 "1970~80년대 우리를 먹여 살린 해외건설 기록인 《나는 지구인이다》는 책으로 나오면 꼭 사서 읽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