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이 열린 서울 용산 미군기지 콜리어필드 체육관. 지휘권 이양 순서가 되자 버웰 벨(B.B. Bell) 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기(旗)를 로버트 게이츠(Robert M. Gates) 미 국방장관에게 넘겼다.
게이츠 장관은 기를 옆에 서있던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넘겼고, 이 장관은 월터 샤프(Walter L. Sharp) 신임 사령관에게 전해줬다. 뒤쪽에는 마이크 밀런 미 합참의장,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 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가 이 장면을 지켜봤다.
이 행사에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미 국방장관 대신 미 합참의장이 참석했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연합사령관 이·취임식에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것은 한미동맹 복원에 대한 미측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한미동맹은 21세기에 보다 공고한 동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덕담(德談)을 이어갔다. 물러난 벨 사령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순직한 고 윤장호 하사를 꼭 챙겨야겠다며 이날 오후 윤 하사의 가족을 초청해 용산기지 내에 있는 윤 하사 추모기념비를 참배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이날 아침 열린 양국 국방장관 실무 회담에서 한국측에 부담을 주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국방안보 분야에서도 미국 쇠고기 문제처럼 우리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들이 잠복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및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양국 정부 당국자들과 군 수뇌부는 상호 존중의 자세와 신뢰를 토대로 지혜를 모아 안보 분야에선 제2의 쇠고기 파문이 생기지 않고 이날 이·취임 식장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