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40대는 조직에서 대개 중간 내지는 고급 관리자가 되는 나이이다. 조직 내에서 관리자의 지위에 가서 젊은 부하들을 관리하다 보면 전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보수적 색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40대는 특별하다. 바로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이 의미하는 386 세대가 등장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들 386 세대가 40대가 된 것이다. 민주 자유 정의라는 대의명분에 몸을 바칠 수도 있었던 젊은 날의 그 비장함이 아직도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연령대는 보수인데 생각에는 진보 색채가 남은 특이한 세대가 바로 우리의 40대이다.

자영업자는 어떠한가. 이들은 기업가와 샐러리맨의 중간쯤에 서 있다. 사업이 가진 리스크는 몸으로 체득하면서 좋은 직장에서 봉급을 받는 샐러리맨의 안정감은 누리기 힘든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양쪽의 좋은 점보다는 양쪽의 어려움을 직접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계층이다.

우리의 주부들은 어떤가. 이들은 워킹맘과 알파걸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가정을 전부로 여기면서 묵묵히 자식을 위해 남편을 위해 헌신하며 가정을 꾸려 가는 계층이다. 이들에게 살림, 가족의 건강, 특히 아이의 건강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이다.

처지와 하는 일은 달라도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생활의 고단함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바로 이들 사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초에 비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발표된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에 대한 22.1%라는 충격적인 지지율의 뒤에는 이 세 계층이 있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의 지지율을 보면 YS 83.4%, DJ 62.2%, 노무현 대통령 40.2%였다.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최악이다.

직급 하나 오르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고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40대에게 장관과 수석 인사는 상당 부분 거부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부자들에게 좋은 지위까지 주어야 하나" 하는 생각과 "대통령도 부자인데 내각까지 부자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겹치면서 도덕성에 대한 요구가 작용했을 법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표방하며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고 그들과 핫라인을 개설하겠다는 보도를 보며 자영업자들은 적지 않게 마음이 상했을 것이다. 정부가 대기업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좌절감이 들었을 것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배려를 했지만 이들의 마음을 돌이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쇠고기와 광우병 그리고 날로 치솟는 물가는 주부들을 자극했을 것이다. 1만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먹거리가 자꾸 줄어드는 것을 보며 불안해하던 심리는 "뇌 송송 구멍 탁"의 구호를 들으면서 과학적 근거와는 별도로 불안의 극치를 경험하게 되었고 내 가족 내 아이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데에 분노했다. 결국 대선 때 대통령을 지지한 이들 그룹의 마음이 돌아서면서 지지율은 급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기회는 아직 있다. 대통령과 내각이 한없이 자신을 낮추면 된다. 정책의 눈높이, 목표를 모두 낮추면 된다. 부자내각 소리 안 나오게 도덕적인 인사를 널리 두루 등용하고, 자영업자를 위한 18대 국회 추경 편성과 보조금 지급 등의 조치도 취하고, 수입 쇠고기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먹거리 전반의 안전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정치가 별건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워 주고 눈물을 닦아 주는 것 아닌가. 먼저 '40대'와 '자영업자'와 '주부'로부터 시작해 국민의 좌절과 어려움을 어루만지려는 진정 어린 노력을 한다면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