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경찰 추산 4만명, 주최측 주장 10만명)가 서울 도심에서 주말 이틀간 연속으로 벌어졌다.

시위 참여자의 주류는 중·고생에서 대학생과 직장인, 주부 등으로 옮겨갔으며 대학 총학생회와 노조, 좌파 단체 등 조직 차원의 참가자도 늘었다. 이들 시위 인파 중 일부는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려다 경찰 버스의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 양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 또한 촛불집회 시작 이후 처음으로 물대포를 쏘고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강경 진압 양상을 보였다.

일요일인 1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 2만여명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쪽으로 도로 행진을 하다가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정부 수입 위생조건 고시 철회' '이명박 퇴진' 등을 외치며 새벽까지 태평로와 신문로·세종로 일대 등을 돌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경찰버스 끌어낸 시위대 1일 밤 자정이 가까울 무렵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가 서울 세종로 사거리 이순신 동상 근처에 있던 경찰 버스 2대를 밧줄로 묶어 서울시 청 방향으로 30~50m 가량 끌어낸 후 버스 위에 올라가 있다. 이날 밤 시위대는 세종로 사거리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다 경찰 버스에 막히자 모두 4대의 버스를 밧 줄로 끌어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시위대는 특히 "폭력 진압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날 거리 시위를 강제 해산시킨 경찰에 항의했다. 이 때문에 일요일 저녁부터 서울 도심의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토요일인 지난 31일 오후에는 서울광장에서 4만여명이 모여 집회를 벌였다.이는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 집회였다. 집회가 끝난 뒤 3만여명은 오후 8시15분부터 거리 시위에 나서 이튿날인 1일 오전 8시까지 약 12시간 동안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며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기 위해 전경 버스로 차단 벽을 설치했으나 일부 시위대는 전경 버스를 타고 넘거나 버스를 밀어 넘어뜨리려고 하는 등 격렬하게 맞붙었다.

경찰은 시위대가 저지망을 뚫고 청와대에서 약 1㎞ 반경 이내로 육박해오자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살수차)를 쏘고 소화분말가스를 뿌리며 저지했다. 또 1일 오전 5시쯤 경찰특공대 117명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민 70여명과 경찰관 40여명이 다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시위대 228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