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인데, 자리가 왜 이렇게 뒤에 있는지…."(노동일 경북대 총장·사진)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이 아니라 대통령급이죠."(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대구·경북을 첫 공식 방문한 지난 2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활성화 방안 토론회' 도중 대통령과 노동일(盧東一) 경북대 총장이 토론장 내 자리 배치를 놓고 주고받은 말이다.

30일 토론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토론장은 한가운데 둥근 탁자를 놓고 대통령과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대학교수 등 지정토론자 및 업무보고자 43명이 둘러 앉았고, 그 뒤로 1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자유토론석이 마련됐다.

자유토론석은 맨 앞쪽부터 대구·경북지역 기초단체장 30여명과 청와대 수석 등 정부부처 관계자, 지역대학 총장들, 언론사 대표 등이 차례로 차지했다. 1시간 정도의 지정 토론 이후 자유토론이 시작됐을 때 자유토론석 3번째 줄에 앉아있던 노 총장이 손을 번쩍 들었다. 노 총장은 처음에는 "지역 인재의 양성이 중요하다"는 등의 말로 시작했으나, 곧이어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인 줄 알았는데 오늘 와보니 자리배석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발언에 참석자들은 당황했고, 순간 토론회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고 한다.

토론회는 계속됐고,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노 총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국립대 총장이 어떻게 장관급입니까. 대통령급이죠. 역할이 중요하지 자리가 뭐 그리 중요합니까. 저는 낮은 데서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한 경북도는 "시·도의 업무보고를 겸한 토론회였기 때문에 청와대측과 협의해 지역 행정 및 현안에 직접 관계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앞자리에 앉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에 대해 노 총장은 "'지역이 하나로 뭉치자'는 의미로 모인 자리였기 때문에 관(官) 중심으로 운영되는 관행을 꼬집고, 다른 분야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달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