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17~31)=백홍석(22)의 5월 랭킹은 9위. 천하의 재사(才士) 200여 명이 득시글거리는 바둑계에서 10위 이내 랭커라면 특급에 속한다. 2001년 입단, 2006년 신예십걸전에서 한 차례 우승 경력이 있다. 국제대회인 삼성화재배(2006년)에서도 4강까지 진격했다. 수읽기가 밝고 결단이 빠른 기풍. 싹싹한 성격으로 동료들 간에 인기가 높지만 바둑은 거칠고 난폭해 조폭류(粗暴類)로 분류된다.

�로 붙여왔을 때 17은 최선. 백도 19 이후 귀에서 사는 맛('가' 또는 '나')을 남긴 뒤 20, 22로 우변을 깎아왔다. 위 아래를 모두 뜻대로 처리했으니 백이 만족스런 결과. 위빈은 기분 좋은 김에 24, 26으로 또다시 상변 삭감을 감행한다. "뭐, 그럴듯한 전략인 것 같다고 생각했지요". 백홍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당했다는 표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29때 30은 아무도 예상 못한 '도발'이었다. 일감(一感)은 참고도 1로 뛰는 수. 원래의 백 2점은 가볍게 보고 상하를 연결해 가면서 우변을 납작하게 눌러 백이 괜찮다. 12분을 숙고하던 백홍석, 31에 젖혀 힘으로 간다. '조폭류'의 본색이 드러나는 장면. 백의 입장에서도 까다로운 장면을 맞았다. '다'의 뚫음과 '라'의 호구 어느 쪽이 더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