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들이 매긴 한국 대형마트의 친환경 점수는?'
대형마트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매장 곳곳에 있는 2차 포장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하나같이 "놀랍다, 낯설다. 외국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했다. "평소에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대부분 한국 소비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2차 포장재의 '재질' 문제였다. 프랑스·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대만 출신 주부 캐시 라이(Lai)씨는 "대형마트에서 기획 특가 상품을 파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하지만 한국과 같이 이렇게 반들반들한 플라스틱 재질의 '예쁜' 포장지가 쓰이는 곳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선진국 대형 마트들은 2차 포장을 하는 경우, 주로 종이를 쓰고, 재활용 방법을 설명하는 팻말을 행사대 옆에 세워 놓는다. 영국인 팀 워커스(Walkers)씨는, "영국에선 어려서부터 소비자 교육을 통해 '불필요한 포장이 쓰인 제품은 가급적 사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고 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을 지적한 경우도 있었다. 외국의 경우, 2차 포장재 등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들은 소비자들로부터 바로 외면당한다. 독일인 프란츠 리히텐바우(Lichtenbau)씨는 "독일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게' 포장된 제품들을 거의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을 하는 등 비(非)환경적인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아예 안 산다"며 "하나 더 주는 제품보다, 차라리 '용량을 늘렸다'든지, '가격을 낮췄다'는 제품들이 더 각광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카트 안은 '단품'으로 가득해, 다른 쇼핑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출했다.
일부는 기업들의 치열한 프로모션 경쟁으로, 한국 대형마트가 "너무 어지럽다"고 지적했다. 호주인 영어 강사 신디 러커비(Lockerby)씨는 김치특가 상품을 샀는데, 포장 속에 '젓가락'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한참 웃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굳이 젓가락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한국 기업들이 지나치게 친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주에선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긴다"고 했다. 유통·제조 업체 간 지나친 경쟁이 결국 환경오염을 불러온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