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간 중 인터넷에 특정후보에 대한 비방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이 잇따라 뒤집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재판장 박형남)는 대선 당시 한나라당 지지모임 카페 게시판에 34회에 걸쳐 이명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부동산중개업자 박모(51)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한나라당 예비경선이 치러지던 지난해 7~8월, 인터넷포털 '다음' 카페에 마련된 '네티즌 발언대' 게시판에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이명박, 하물며 지도자는 턱도 없다" "거짓말을 먹고 사는 이명박" "이명박은 전과 14범이란다"는 등의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선거일 전 180일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문서나 사진 등을 배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네티즌들은 이 법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해 9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1심 재판부는 "박씨가 정당에 가입한 적이 없고,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쓸 수 있는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며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별다른 근거 없는 악의적 비난으로 일관하는 등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섰고 고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최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박홍우)도 포털 사이트 대선 관련 기사에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댓글을 단 은행원 손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지난해 9월 "비리백화점, 범법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등의 내용으로 17차례 올린 댓글이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 표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지난해 9~11월 자신의 '블로그'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퍼 나른 혐의로 기소된 임모(41)씨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씨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닌 데다, 일상적인 틀 내에서 블로그를 운영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