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청룡 야구에서 사상 첫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던 강남규씨.

"벌써 50년이나 됐나요? 제가 13회 대회 때 던졌으니까 정말 그러네요."

강남규(69) 프로야구 OB 베어스 전 수석코치는 정확히 50년 전 청룡 무대에서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1958년 5월 22일 서울 용산의 육군야구장. 휘문고 2학년 우완 투수 강남규는 청룡기 서울지역 예선 서울공고와의 경기에서 국내 야구 첫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다. 그는 9회까지 27명의 타자를 모조리 아웃시키며 팀의 13대0 대승을 이끌었다.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을 찾은 강씨는 50년 전 대기록이 역사 속에 묻힐 뻔한 일화를 소개했다. "퍼펙트 경기를 본 적이 없으니 모두들 처음엔 그냥 노히트노런이라고 했죠. 그런데 풍규명(작고) 당시 중고야구연맹 사무국장이 기록지를 다시 살피더니 '완전 시합'이라고 해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나중에 신문 기사도 고쳐서 나왔죠."

퍼펙트 게임으로 시작된 청룡기와의 인연은 평생 동안 계속됐다. 실업야구 상업은행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강씨는 모교인 휘문고 감독으로 청룡 무대를 다시 밟았고, 1980년대 말부터는 10년 넘게 프로야구 OB(현 두산)의 스카우트로 활동하면서 청룡 야구를 봤다.

강씨는 "개인적인 인연도 각별하지만 청룡기는 국내 아마추어 야구의 탄탄한 초석이자 학원 스포츠의 모범 사례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