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발생 만 4일을 넘긴 16일,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과 무경(武警) 10만 명을 구조작업에 투입하며 '지진과의 전쟁'을 계속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진앙인 원촨(汶川)으로 가는 길목인 두장옌(都江堰) 쯔핑푸(紫坪鋪)진. 원촨현 경계에서 2㎞ 떨어진 이곳에는 이날 오전 인민해방군과 무경들을 실은 군용트럭과 버스 200여대가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속속 집결했다. 군인들은 삽과 비상식량을 등에 메고, 원촨현을 향해 도보 행군을 시작했다. 이 곳에서 진앙인 원촨현 중심부까지는 약 60㎞, 가장 가까운 마을인 잉슈(映秀)진까지는 산길로 30㎞다. 난징(南京)군구 소속의 한 인민해방군 병사는 "우리는 재난과 싸우기 위한 제2의 장정(長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구호물자와 낙하산 부대원을 실은 헬기들이 쉴새 없이 굉음을 내며 원촨현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재난지역인 몐양(綿陽)시로 날아갔다. 후 주석은 몐양으로 날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구조작업이 현재 가장 중요한 국면에 돌입했다"며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피해자와 피해지역은 너무나 많고, 넓다. 쯔핑푸 댐 아래 싼타이(三台)현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희생자가 집중된 지역을 우선으로 구조하고 있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깔려버린 민강(岷江) 계곡 부근의 민가들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촨 서쪽 40㎞ 지점에 위치한 리(理)현에선 16일 리히터 규모 5.9의 여진이 또 발생해 수십 대의 차량이 파괴됐다. 베이촨현과 마오(茂)현 등지에선 15일 대규모 산사태로 일부 도로가 또다시 유실됐다고 쓰촨성 현지 방송들이 전했다.
생존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도 계속됐다. 이날 쯔핑푸진에서 만난 원촨현 잉슈현 주민 루(盧·여)모씨는 "우리 마을은 완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약 8000명이 사망하고 1만2000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된 청두시 서북쪽 베이촨(北川)현과 안(安)현에서 나온 주민 1000여명의 탈출 행렬은 민강 계곡을 따라 끝이 보이지 않았다.
구조가 진행되는 지역에서도 다른 한 쪽에선 희생자 시신을 집단 매장했다. 전염병 우려 때문이다. 2000여명이 사망한 스팡시 뤄수이(洛水)진에선 16일 300여 구의 시체가 진(鎭) 정부 청사 뒤편 야산에 판 구덩이에 한꺼번에 묻혔다. 여동생을 잃은 쑤슈란(蘇秀蘭·여·35)씨는 "여동생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쓰촨성은 원촨 대지진으로 사망이 확인된 숫자는 이날 오후까지 2만2069명이며, 건물 더미에 매몰된 사람은 1만4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영TV는 총 사망자수가 5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현재 48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