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와 그 옆 섬 가파도 사이엔 한반도 인근 바다에서 유일한 수중 낭떠러지가 있다. 이곳은 수심 10m 안팎으로 평탄한 지형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90도 가까운 절벽으로 연결된다. 지형 때문에 발생하는 거센 조류가 바닷속 영양 염류를 활성화시켜 온갖 해양 생물이 몰려드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14일 밤 10시 방송될 KBS 1TV '환경 스페셜'은 해양학자 명정구 박사와 함께 가파도 인근 바닷속 화려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한다. 전국에서 물질을 제일 잘한다는 가파도 해녀들도 거센 조류 탓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탓인지 이 부근 생태계에는 풍성한 먹이사슬이 형성돼있다. 온대와 열대 어류들이 교차하고 작은 치어부터 대형 어류까지 골고루 존재하고 있다.

거센 물살은 이곳 생명체들을 강인하게 키운다. 해조류는 유난히 뿌리가 튼튼하고 어류 속살은 단단하다. 소라와 전복 같은 가파도 해산물은 다른 곳보다 높은 값을 받는다. 건강하게 자라 영양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가파도의 수중 낭떠러지 지형은 실제 탐사 결과 그 길이가 9㎞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바다의 미래가 여기에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