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대대동 순천만 자연생태관 갈대숲 탐방로 주변에는 요즘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수학여행단, 산악회·부녀회, 가족단위 관광객 등 다양하다. 바람에 물결치듯 일렁이는 갈댓잎을 보며 감탄사를 쏟아낸다. 37명의 산악회원들과 함께 찾아온 강경숙(여·54·대구 노원동)씨는 "순천만의 눈부신 풍경에 할 말을 잊었다"고 말했다.

순천만을 찾는 탐방객은 평일 7000여명, 주말 1만여명이나 된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하루 평균 관광객이 800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연간 관광객도 5년 전인 2003년 20만명이었으나, 작년 180만명으로 9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200만명을 예상한다. 갈대밭과 갯벌 코앞에 위치한 생태관 주차장은 관광 차량으로 항상 북적인다.

전남 순천시 대대동 순천만 자연생태관 갈대숲 탐방로를 지나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전경.

◆"생태관 옮겨 수요 맞추어야"

이처럼 국내 대표 연안습지 '순천만' 관광객이 연일 만원을 이루자 '생태도시' 순천시는 '고민'에 빠졌다. 당초 연간 30만명 관광객을 예상하고 세운 '자연생태관'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생태관은 남해안관광벨트 개발사업으로 20억원(국·시비 각 10억원)을 들여 연면적 2400㎡ 규모(지상 3층)로 지어 2004년 11월 문을 열었다.

상황이 이렇자 순천시는 아예 새로운 생태관 건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존 자연생태관을 친환경 연구기관으로 활용하고, 전시관·체험관·교육관을 갖춘 '갯벌생태관'을 따로 짓자는 것. 연면적 7900㎡로 연간 500만명을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순천시는 늘어난 관광객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순천만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도 새로운 생태관 건립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최덕림 관광진흥과장은 "지금의 자연생태관은 핵심보전지역 깊숙이 있어 관광객 차량이 내뿜는 매연에 갈대밭과 갯벌 생태계 훼손이 우려되고, 차량 소음이 철새 서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생태관 부지는 2㎞ 뒤로 떨어진 교량동 상하수도사업소 축구장 인근 7만1000㎡로 결정됐다. 전체 사업비는 450억원(국비 315억원).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 전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엑스포로 관광객 800만명이 순천만을 찾을 것으로 순천시는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 찬성, '예산'이 관건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순천시의 사업 계획에 동감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생태계 보전이라는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생태관 이전 계획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순천만을 비롯한 전국 8개 연안습지 보호·정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토해양부의 연간 예산이 40억원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태관 이전 사업을 여수 엑스포 관련 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국고지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여론수렴을 통한 타당성 검토를 주문하고 있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김학수 국장은 "철새 서식지 보호를 위해 생태관을 후방으로 옮기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렇더라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해룡·별량면과 대대동 일대 36.58㎢(습지보호지역 28㎢)에 펼쳐진 순천만은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지, 갯벌 등 염습지 원형을 온전히 갖춘 연안습지를 품고 있다.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2006년 세계자연보존연맹(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갯벌 국립공원 1호 지정을 추진 중이며, 오는 10월 세계람사르총회 공식 방문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