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햄이요? 다 잊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금메달 따겠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대표 선발전이 열린 11일 서울 태릉선수촌 체조장. 종합성적 1위로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양태영(포스코건설)은 실력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있었다. 양태영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심판의 오심 탓에 폴 햄(미국)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3위에 그쳐 눈물을 삼켰다.

양태영이 10~11일 이틀간 열린 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종합점수 176.800을 기록, 173.550점을 획득한 김수면(한국체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양태영은 선발전 둘째 날 체력 저하를 보이며 2위에 그쳤지만, 첫날 6개 종목 중 4개 종목(마루·링·도마·평행봉)에서 1위에 오르며 최상의 몸 상태를 증명했다. 대표팀 이주형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 폴 햄도 출전하지만 전력을 분석한 결과 양태영이 기술 점수 등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양태영의 관심은 폴 햄을 넘어 양웨이(중국)에게로 향해 있다. 양웨이는 2006·2007 세계선수권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딴 '체조 황제'. 양태영은 "개인종합에서는 양웨이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연마한 기술을 완벽하게 하면 금메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발전에선 양태영 외에도 종합성적 2·3위의 김수면과 김지훈(서울시청), 협회 강화위원회 추천을 받은 유원철(포스코건설), 김승일(전남도청), 김대은(전남도청) 등 6명이 대표로 선발됐다. 대표팀은 오는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체조대표팀과 열흘 동안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