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54)이 약속한 시각보다 조금 먼저 도착했다. 사이클링복에 헬멧을 쓰고 산악자전거를 타고 왔다. 곧이어 양희은(56)이 왔다. 파란 카디건을 입고 파란 안경을 썼다. 5월에 잇따라 단독공연을 여는 두 사람을 지난달 30일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났다. 함께 인터뷰에 응하기는 처음이란다.

"38년 연예생활에서 둘이 만나는 건 오늘이 두 번째네. 10년 전쯤 밥 한 번 먹고 오늘이 처음이야."(양희은)

"…(쑥스러운 듯 미소)."(김창완)

양희은이 직선이라면 김창완은 곡선이다. 김창완이 아포가토(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끼얹어 먹는 디저트)를 주문하자, 양희은은 "나도 똑같은 거"라고 했다. 양희은은 세 자매의 맏이, 김창완은 삼형제의 맏이다. 양희은은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김창완은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똑같이 9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두 시간, 시간대도 똑같다.

김창완(왼쪽)과 양희은은 남매처럼 다정해 보였다. 그러나 성격은 무척 다른 것 같았다.

김창완이 16, 1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김창완입니다'라는 제목의 무대에 오르고, 이어 양희은이 30일~6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소풍'이란 주제의 공연을 연다. 700석 규모의 아담한 공연장은 두 사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그간 잘 안 부르던 숲, 인형, 들길 따라서, 옛날에 옛날에 같은 노래들을 부르려고 해요.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인데 관객들이 다른 곡 듣기를 원하니까 잘 안 부르게 됐지요."(양희은)

"막내(김창익) 잃고 나서 쓴 노래 '포크리프트(Forklift)'를 발표할 거예요. 요즘은 떨림이 없어요. 옛날에 썼던 노래들 어떻게 그런 곡을 썼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청춘'은 어른스럽게 들리지만 스물일곱살에 쓴 노래거든요."(김창완)

캐나다에 살던 산울림 막내 김창익은 지난 1월 지게차(포크리프트) 사고로 갑자기 숨졌다. 김창완은 영어와 한글로 가사를 쓴 신곡 '포크리프트'에서 "나는 포크리프트가 미워/ 나는 그 기계가 싫다"고 노래한다.

―공연 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는요?

"'아침이슬' 가사 잊어버린거. 30주년 공연에서요. 어떻게 그 노래 가사를 잊어버리지? 나는 아직도 무대가 너무 공포스러워요."(양희은)

"공연은 아니고… 십 수년 전 라디오 생방송에서 '어머니와 고등어'를 부르는데 그때 한창 장난삼아 '어머니'와 '고등어'를 바꿔 부르곤 했거든. 그게 입에 붙어서 "고등어는 어머니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이렇게 된 거죠. 하하하."(김창완)

양희은은 "나는 언제나 나무가 좋았지 꽃을 좋아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데뷔 35주년 때 보니까 봄 산에 연두색, 분홍색 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젊을 때는 내가 꽃이니까 나무나 숲을 좋아한 것 같아." 양희은은 35주년 기념음반에 실린 노래 '인생의 선물'에서 "내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그 후에야/ 비로소 내 마음에 꽃 하나/들어와 피어있었네"하고 노래했다.

김창완이 말을 받았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지만, 음악은 아 다르고 아 달라요. 똑같은 노래를 불러도 마음이 실렸는지 아닌지 관객들이 기막히게 알아채거든요." 사진 촬영을 위해 두 사람이 카페를 나섰다. 양희은 양창완이랄까. 김희은 김창완이랄까. 두 사람은 다정한 남매 같았다. 공연문의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