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복·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

경기도는 광교신도시에 열병합발전소를 활용해 난방은 물론 냉방까지 공급하는 지역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 및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냉난방시스템 도입은 매우 잘한 결정이다. 최근 OPEC에서 석유 감산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년 5% 이상의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건물부문에서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방안을 찾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과제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의 약 25%가량은 건축물의 냉난방, 조명 등 건물의 운영 과정에서 소비된다. 앞으로 주택 보급 및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수요를 감안할 때 건물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 증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에, 국제유가는 계속 높아져 가고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커져 가고 있어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삶을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수준을 수용할 수 있는 건축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에너지에 대한 부담이 적은 건축물을 짓는 것이 선결과제다. 설계만 잘하면 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Action Plan 2030'이라는 정책목표를 수립,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건물에서의 에너지 소비수준을 1990년대 수준으로 끌어내림으로써 기후변화에 적극 대비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에너지 공급체계 및 냉난방 방식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냉방을 위한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급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어떻게든 에어컨을 이용하는 냉방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

여름철 지역난방으로부터 공급받는 열원을 활용하여 흡수식 냉동을 통한 복사냉방이나 팬코일 냉방의 적용성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복사냉방시스템은 기존의 온돌 구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나 보조적인 제습장치가 요구되며, 팬코일 냉방방식은 추가적인 냉수배관을 필요로 한다. 그렇더라도 기존의 에어컨 가동에 소요되는 전력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도 높여야만 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는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가 환경문제와 직접 연계되어, 윤리적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앞으로는 에너지 소비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어,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야만 경제적 고통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의 '지역냉난방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향후 건물부문의 기후변화 대응전략 차원에서 지역냉난방시스템의 보급 확대는 물론 건물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