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취임 두 달째를 맞는 이춘성(李春聲) 충북지방경찰청장의 파격적인 행보가 화제를 낳고 있다. 권위주의의 틀 속에 갇혀 직원들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던 과거의 일부 청장들과 달리 신명나고 부드러우면서도 확실하게 일하는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28일 지방청 직원 300여명은 청사내 우암홀에서 직장교육을 마친 후 1시간 가량 청주시립무용단과 국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은 매월 실시하는 직장교육이 지루한 주입식 프로그램 대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로 치러지도록 하라는 이 청장의 주문에 따라 마련됐다.
신희웅 홍보계장은 "청사에서 직장교육과 병행해 문화공연이 펼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교육 분위기도 한결 좋았고 직원들도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사내 문화공연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앞으로 교향악단과 연극 동아리, 합창단 등을 차례로 초청해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연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엔 점심 시간에 지방청 부근 나무밑 그늘, 백화산 등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자연스런 복장의 직원들이 구내식당 대신 야외에서 김밥과 음료수를 놓고 소풍 분위기 속에 이야기꽃을 피운 것이다. 격주 수요일을 '김밥데이'로 운영해보자는 이 청장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이날 직원들과 함께 운동복 차림으로 야외에서 2500원짜리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 이 청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나오기 힘든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도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청장은 경찰 본연의 업무에서는 겉치레식 형식보다 효율을 제1기준으로 삼아달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단 1분짜리 취임사로 취임식을 마친 그는 경찰서 초도순시도 형식적인 보고회 대신 재래시장, 아파트, 노인정 등 주민 생활현장을 찾아 민원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 청장은 주민들의 대표적인 불만사항인 교통 및 음주단속에 대해 "교통법규 위반과 음주운전은 뿌리뽑아야 하지만 함정단속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관내 지리에 어두운 외지인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할 때는 무작정 스티커를 발부하기보다 부드럽게 안내해주면 준법정신을 높이면서 지역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청장은 지난 2일 열린 참모회의에서 청장 집무실에 근무하는 부속실장과 기능직 여직원을 현장부서로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총경급 과장실에 근무하는 여직원들도 실무부서에 배치됐다. 특히 청주상당경찰서를 비롯한 도내 11개 경찰서는 365일 24시간 민원을 접수처리하는 '야간·휴일 민원처리센터'를 설치, 6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일선 경찰서의 수사당직과 일반당직 등 2명이 야간과 휴일에 민원실에 근무하며 각종 경찰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이 청장의 주문이 내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