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큰 파도로 인해 발생한 대형 인명피해 사고의 원인을 놓고 정부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기상청은 사고가 일어난 죽도에 설치돼 있는 방파제가 밀물의 흐름을 막으면서 일시적으로 높은 파도를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한 반면, 해양공학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4일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서해안 주변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해상에서 분 바람도 초속 0.5~4m 안팎에 불과해 적어도 기상 상황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선 방파제 같은 인공 구조물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해안의 조류(潮流·밀물과 썰물)는 해안선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흐르는데, 동서 방향으로 설치된 죽도 방파제가 밀물의 흐름을 가로막으면서 일시적으로 큰 파도를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재해라기보다는 '인공재해'에 더 가깝다는 게 기상청의 추정이다.

하지만 해양공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부경대 이종섭 교수(건설공학부)는 "밀물과 썰물이 서해안에 매일 밀려오고, 방파제도 늘 설치돼 있는 구조물인 점을 감안하면 방파제가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최병호 교수(토목공학과)도 "방파제가 원인이 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서해안의 먼 바다에서 기압 등 미세한 기상변수가 발생했는지 여부 등 기상관측 자료를 정밀 분석해 봐야 원인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안가에 갑자기 친 높은 파도로 인명사고나 재산피해가 발생한 적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월 24일 오후 4시쯤 강원도 강릉시 안목항 방파제의 등대 근처에서 20여 명이 파도에 휩쓸려 2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3월 31일엔 전남 영광 법성포 해안에 높이 7m가량의 파도가 갑자기 밀려와 120여 채의 해안가 상가와 주택이 침수되고 포구에 정박해 있던 배들이 뒤집히는 사고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