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가까운 승률로 단독 선두를 내달리는 SK 김성근 감독은 3일부터 시작되는 9연전이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가를 첫 번째 분수령이라고 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김 감독은 선발진의 등판 일자를 조정했고, 올 시즌 가장 잘나가는 투수를 첫 카드로 내세웠다. 프로 2년차 좌완 김광현(20)이다.

"요즘엔 마운드에 서는 게 막 기다려져요. 야구가 잘되니까 그렇겠죠."

김광현은 2일까지 다승 공동 1위(5승), 평균자책점 1위(1.75)를 내달리고 있고 탈삼진 부문은 LG 봉중근에 1개 뒤진 2위(34개)다. 3월 시즌 첫 등판에선 3이닝을 못 채우고 패전 투수가 됐지만 4월 들어 5경기에 나와 모두 승리를 챙겼다. 김광현은 "작년보다 제구력이 많이 나아진 것도 있지만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은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인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성적이다. 김광현은 작년 5월까지 11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14로 부진하다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SK의 에이스로 떠오른 김광현은 선배 류현진(한화)을 의식한 듯“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긴 게 작년과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그는 "볼 카운트가 불리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되고, 안타를 맞으면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고 했다. SK 가토 하지메 투수 코치도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한국시리즈와 코나미컵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경기 운영 능력이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프로 2년차가 되면서 조금은 '능구렁이'가 된 것도 같았다. "지난 겨울 체인지업을 익혀 가끔 던지는데 솔직히 위력적이지는 않아요. 하지만 '김광현에겐 체인지업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타자들이 조금 더 혼란스럽겠죠."

스스로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시즌이지만 부족한 점도 있다. 김광현은 "경기 수에 비해 투구 이닝이 적은 것 같다. 선발 투수니까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월에 6번 정도 등판할 것 같은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로 막는 것)를 하는 게 우선 목표라고 했다. 다승 공동 1위인 한화 류현진에게 느끼는 경쟁심은 없을까. "류현진 형이 저하고의 맞대결은 신경 안 쓴다면서요. 그게 정답이니 저도 마찬가지예요."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잡고 있는 김광현의 다음 목표는 '대한민국 에이스'가 되는 것.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한몫을 단단히 하겠다는 각오다. 작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로 줄곧 김광현의 휴대전화 첫 화면엔 '베이징올림픽 승리 투수'라는 다짐이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