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큰 뉴스는 중국과 국경을 접한 꽝닝성(省)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벌이고 있는, 막대한 양의 석탄을 중국으로 밀수출(密輸出)하던 조직에 대한 소탕작전 뉴스다.
베트남 국영 VTV에는 연일 경찰이 부둣가 창고를 급습해 중국으로 밀수출하려던 5400여t의 석탄을 압수하는 장면이 방영된다. 외국인이 주로 보는 영자지(英字紙) 베트남뉴스도 "이번 단속에서 밀수선 100여 척이 적발돼 석탄 13만여t(약 620만 달러어치)이 압수됐고, 불법 석탄 채굴 광산 380여 곳이 폐쇄 조치됐다"고 단속배경과 성과를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 꽝닝성 정부와 경찰은 "이번 기회에 아예 밀수를 주도한 무장 갱단을 일소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응웬 주이 흥(Hung) 꽝닝성 공산당 서기는 '국민 영웅'이 됐다. 이번 단속을 주도한 흥 서기와 가족은 지난 14일 휴대전화와 편지를 통해, "탄광과 함께 날려버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섬뜩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나는 갱단에 굴복하지 않겠다. 내 뒤에는 국가와 국민이 있다"고 말했고, 그의 이런 발언은 '탕니엔(靑年)' 등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평소 뉴스에 관심이 없던 많은 베트남인들은 "어떻게 나라의 자원을 몰래 팔아먹을 수 있느냐" "공산당 나라에서 공산당 서기를 살해위협하다니…"라며 흥분한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이처럼 부각되고, 베트남인들의 많은 관심을 초래한 배경에는 세계 에너지 자원의 '블랙 홀'인 중국을 이웃으로 둔 베트남의 미묘한 심리가 깔려 있다.
우선 이번 단속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꽝닝성 발표에 따르면, 밀수 조직들은 중국 광시성(省)으로 석탄을 밀수출했고, 규모만 연 1000만t, 금액으로 약 3억 달러에 육박한다.
베트남은 이미 베트남 석탄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물고 넘어지는 것일까. 중국은 베트남 연간 석탄 수출량(2000만t)의 80%에 가까운 1500만t을 구매하는 큰 손이다. 그런데, 두 달 전 중국이 베트남 정부의 석탄 수출가격 인상안을 거부하면서, 두 나라 사이엔 틈이 생겼다. "중국이 베트남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는 신화통신의 보도도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안화 강세로 중국산 제품의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무역적자도 올 1분기에는 73억 달러로 작년의 3배를 넘었다.
세계의 자원과 자금을 빨아들이며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이웃 중국을 늘 경계하는 베트남인들로선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주(駐)베트남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이 그 동안 묵인했던 석탄 밀수에 칼을 빼든 것은 중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고도의 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때마침' 터진 밀수 사건으로 여론의 포화를 중국으로 돌릴 수 있게 돼, 베트남 정부는 고마운 표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 물론 베트남 정부는 대외적으로 "매년 늘어나는 국내 석탄 수요를 감안해 수출 통제 조치까지 취하는 마당에, 밀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