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는 언제쯤 방황을 마치고 귀환할까? 상표권 분쟁으로 서점에서 대량 회수 소동을 빚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사태 해법이 여전히 미로를 헤매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회장 백석기)와 한국출판연구소(이사장 임홍조)는 30일 서울 사간동 출협 강당에서 '《어린 왕자》 상표권 분쟁과 출판계 대응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김기태 세명대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황종환 변리사가 주제 발표를 맡고, 김병준 출협 부회장, 전준배 문예출판사 이사, 유병덕 특허청 사무관이 토론자로 나선다. 출판계(《어린 왕자》를 낸 기존 출판사)와 상표권 라이선스 업체(아르데코7321), 양쪽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쪽은 불참하는 것이다.
주최측은 "본래 포럼 주제는 '상표권 분쟁 해결 방안'이었고, 프랑스 생텍쥐페리 상속 재단(SOGEX)으로부터 상표권 라이선스를 사들인 아르데코7321과 그 법률대리인 GLI 컨설팅 관계자도 올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불참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7321측은 "대화로 풀려면 양측 참석자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출협 인사 일색이어서 토론이 아닌 청문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철회했다"고 밝혔다. 7321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 왕자》를 정상적인 법적 권리자에게 돌려주어 법정에 세우지 말아달라"고 출판계에 촉구했다.
앞서 출협은 회장 명의의 공문을 지난 18일 교보문고·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에 보내 "출판사로부터 판매를 위탁받은 서점이 상표권 대행업체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책을 반품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 즉각 원상대로 전시·판매하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교보문고측은 출협에 공문을 띄워 "법적인 하자가 없고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지겠다는 공식자료를 달라"고 요청했다. 서점측이 상표권 분쟁 소지가 있을 것으로 간주해 치운 《어린 왕자》는 판매대를 떠나 여전히 서점 창고 안에 잠들어 있다.
한편 7321측이 오리지널 삽화를 넣어 예담(위즈덤하우스 계열 출판사)과 공동 제작한 《어린 왕자》는 출간 예정일을 열흘 이상 넘겨 이번 주 중 서점에 배포될 예정이다. "민감한 시점에 시판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출판사측이 일정을 늦춘 것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 '가장 잘 팔리는 백리스트(backlist·구간도서)'로 독자와 출판인이 각각 꼽는 애독서는 창고 속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갈등 해결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어린 왕자》는 결국 법정에 서야만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