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감시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이지 정치 아젠다가 아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의 공동창설자였던 패트릭 무어(Moore·61·사진)는 22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나는 왜 그린피스를 떠났는가'라는 글에서 "과학에 근거한 환경감시 운동으로 시작한 그린피스가 지금은 극단주의와 정치 의제를 앞세운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출신의 생태학 박사(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인 무어는 1971년부터 그린피스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알래스카의 미 핵실험 반대시위 조직에 가담하는 등 그린피스를 이끌다가 1986년 그린피스와 결별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초기 그린피스의 핵실험 반대와 고래보호 운동 같은 의제는 핵물리학과 해양생물학 같은 과학 지식에서 나왔지만, 점차 그린피스 안에 정규 과학교육을 받은 사람보다 정치운동가나 환경사업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치 의제를 위해 과학적 객관성을 포기하는 경향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피스의 비(非)과학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과거 실패로 끝난 '염소(Chlorine)' 사용 반대 운동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플라스틱 가소제(可塑劑·변형된 형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첨가물) '디소노닐 프탈산(DINP)' 사용 반대 운동을 들었다. 그는 이 화학제들이 우리 생활에 '유익하고 필수적인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그린피스는 과학적 근거나 대안 없이 '화학제' 일반에 대한 적대감에서 반대 운동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정치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공포(恐怖)를 유발하지만 '공포의 캠페인'은 오히려 대중을 실질적인 환경 위험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환경자문업체인 '그린스피리트 스트래티지(Greenspirit Strategy)'를 설립해 활동 중인 무어는 이제 환경운동도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진영은 그를 '변절자'라고 부르면서, 그가 기업 자문 등을 통해 수익을 얻으면서 그들의 '대변인' 노릇을 한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