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동북아대학은 10년 앞을 내다보며 세운 단과대학이다. 미래 동북아 시대를 열어갈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신입생을 뽑았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동북아대학 설립에 대해 "정형화된 중국, 일본학과에서 벗어나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지난 4월 3일 광운대 한 강의실. 국제협력학부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학생 30여 명이 중국어 회화를 익히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모두 동북아대학 1기생들이다. 정소영 교수의 중국어 한 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성조(聲調) 변화를 따라했다.

동북아 국제협상가를 키우기 위해 올해 첫 신입생을 뽑은 광운대 동북아대학 학생들. 가운데가 권태한 동북아대학장.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이정은(20·동북아문화산업학부)양은 "어학에 익숙하지 않으면 졸업이 어렵다"며 "영어에다 중국어 실력까지 갖춰야 졸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승권(19·국제협력학과)군도 "외국어를 바탕으로 동북아 지역의 학문적 특성을 접목시켜 졸업 시 취업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과라는 얘기를 듣고 지원했다"고 했다.

광운대 동북아대학은 중국일본에 관한 지역학적 지식과 언어를 갖추게 한 후 통상, 문화, 국제협력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동북아대학은 동북아통상학부(한일통상전문, 한중통상전공), 동북아문화산업학부(문화교류전공, 문화콘텐츠개발전공), 국제협력학부(국제관계전공) 등 3개 학부 5개 전공이 개설된 상태. 이 학부들은 기존 중국학과, 일본학과, 국제통상학부를 통합하고 여기다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형태다.

동북아대학 권태한 학장(50)은 "전국에 동북아 지역학과는 많지만 어학능력과 경제통상 분야의 전공지식을 갖추지 못해 현실감이 떨어지고 전문성도 낮았다"며 "동북아대학은 지역학과 어학, 통상, 문화산업까지 모두 아우른 국내 최초의 단과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영어는 필수다. 졸업시 토익 800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졸업이 어렵다. 또 중국어와 일본어 중에서 한 과목을 선택해서 전공해야 한다. 중국어(HSK)와 일본어(JPL) 자격시험에서 각각 8급과 700점을 넘어야 졸업할 수 있다. 현재 중국어를 택한 학생이 110여 명으로 일본어(60명) 보다 월등히 많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종훈(20·동북아문화산업학부)군은 "선배가 없는 1기생이란 점이 부담스럽지만 남보다 앞서서 길을 닦아야 하는 의무감이 강하게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1기생이니 만큼 스스로 길잡이가 돼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이미경(19·국제협력학과)양은 "중국시장이 커지고 있어 큰 무대에 나가 활약하고 싶었다. 무역분쟁 같은 분야에서 협상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대성(20·동북아문화산업학부)군은 "기존의 학과 틀에서 벗어나 중국어와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전문성까지 갖춘다는 점에 끌렸다"고 했다.

동북아대학은 학과 공부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체험과 언어연수, 인턴십 등 실용적인 커리큘럼 중심으로 운영된다. 1학년은 정규과목으로 토익특강과 '집중 중국어(혹은 일본어)' 특강과 어학캠프에 참여해야 한다. 2학년은 6주 동안 해외연수를, 3학년은 1학기 동안 해외위탁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비용은 학생과 대학이 2대1로 부담한다. 현재 대학측은 중국의 청화대, 길림대, 대련외대, 일본은 오타루대, 이와떼 국립대 등과 교류협정을 추진 중이다.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지만 광운대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았고 커트라인도 셌다. 특성학과인 만큼 학생들의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다. 동북아통상학부가 5.81대1이었고 동북아문화산업학부는 5.58대1, 국제협력학부는 5.59대1이었다고 한다.

권태한 학장은 "한동대와 일본의 리치메이칸대와 같이 '작지만 경쟁력있는 대학'을 만들 각오로 동북아대학을 설립했다"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 실습과목을 늘리고 현장실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운대의 이름을 빛내는 명품학과로 키우기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이상철 광운대 총장은 "10년 내로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3국 공동합의체'가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며 "동북아대학은 이에 대비한 국제기구 전문가와 국제협상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2009학년도 동북아대학 전형방식

●수시 2-1 전형

일반학생: 학교부 30%+전공적성 70% / 글로벌리더: 1단계 서류 100%(5배수), 2단계 성적 50%+면접구술 50%(영어, 중국어, 일어 중 해당 언어로 면접)

●수시 2-2 전형

일반학생: 학교부 30%+전공성적 70% / 학교장·담임추천, 경찰·소방·군인자녀, 보훈대상: 학생부 70%+전공적성 30%

●정시 '가'군- 수능 100%, 정시 '다'군- 수능 70%+학생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