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해커에 공격 당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현 위기정보상황실)가 지난 2월 중순 해커의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을 받아 직원의 개인 PC에 있던 일부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청와대는 이날 "지난달 초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전 정부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전체 전산시스템의 보안을 점검한 결과, 전 정부의 NSC 사무처 컴퓨터에서 웜 바이러스 감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2월 중순 NSC 직원이 사용하는 PC의 이메일을 통해 웜 바이러스가 침투했으며, 이 직원이 PC에 저장해 놓은 NSC의 사건·사고·재난·기상 정보와 안보관련 여론동향 보고서 등이 외부로 흘러나갔다.

웜 바이러스는 이메일을 통해 전파되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통상 인터넷의 속도나 시스템에 무리를 주는 정도지만 사용자 정보를 빼가는 해킹에 이용되기도 한다.

청와대측은 "웜 바이러스를 보낸 측과 유출된 자료를 전송 받은 측의 인터넷 IP가 같고, 중국이 공격 경로로 이용된 점에 비춰 고의적 해킹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출된 자료는 보안등급 분류가 안 된 일반·개인 자료라 국가안보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임자로부터 받은 자료를 개인PC에 저장해 사용함으로써 내부 보안규정을 어긴 이 직원을 문책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 해킹 당한 것은 개인 PC이지 메인 서버는 아니다"라며 "메인서버에 담긴 국가기밀자료는 별도의 보안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또 새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업무처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웜 바이러스 공격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19일에도 청와대 인터넷망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접속이 폭주했지만 방화벽에 차단돼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