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 일왕 면담 등 핵심 일정 외에 민영방송인 TBS TV의 '국민 100인과의 대화'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학생, 샐러리맨, 전문직 종사자, 방송인 등 주로 젊은층 출연자 100명과 소재 제한 없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제목은 '열론풍발(熱論風發) 한국 이명박 대통령이 당신과 직접 대화를!'이었다. '열론풍발'은 열띤 토론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다는 뜻이다. 오후에 녹화돼 밤 10시50분부터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TBS가 자랑하는 '타운미팅'의 일환으로 그 동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1998년), 주룽지 중국 총리(2000년), 노무현 대통령(2003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2007년 1월), 토니 블레어영국 총리(2008년 3월) 등이 출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강경하지 않다. 다만 (북한이) 가져오라고 해서 (북한에) 가져다 바치는 협조는 없다"고 했다. 이어 대화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조건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남한 정부를) '역도(逆徒)'라고 지칭하는 쪽과 만나는 것은 불편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무장으로 우리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으로 도울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서 있는 사람들 중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1일 TBS TV의‘일본 국민 100인과의 대화’에 출연, 이어폰을 통해 동시통역으로 질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 토론자가 "친미노선을 견지할 것이냐"고 묻자 "나는 친미다, 반미다 구분해서 잘 얘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전쟁을 겪었을 때 참전 미군 가운데 3만7000명이 죽었다. 어느 나라가 조그만 나라를 위해 그만큼 희생을 감수했는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웃나라로서 참석하려고 한다"면서 "올림픽은 평화를 상징한다.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그것을 그대로 축하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작년에 고려대에서 1년 동안 유학했다"고 하자 "정말 좋은 대학을 나왔다. 내가 거기를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때 대통령 하자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