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와 통·폐합 대상에 오른 한국전력 등 20여개 공기업을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장인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16일 "혁신도시는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만약 변경이 이뤄질 경우 (지자체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동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민주당도 이날 "혁신도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혁신도시 건설사업은 낙후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먼저 이전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취지"라며 "여야 합의로 제정한 법률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이고 5개는 이미 착공됐고 5조~6조원이 보상됐는데 전면 축소하겠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의 극치"라고 밝혔다. 이낙연 의원도 "민영화 대상 공기업을 지방에 이전하지 않는 식으로 혁신도시를 허탕도시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럴 경우 지방민의 분노와 실의를 어찌할 것이냐"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부의 중요 정책을 이렇게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전 등 17개 기관이 이전할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전남 나주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정부 정책이 무효화된다면 누가 정부를 믿고 따르겠는가"라며 "정부는 혁신도시 건설정책에 대한 정략적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나주시는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시절 나주를 방문, (혁신도시 추진을) 분명하게 공약했다"며 "토지보상이 95% 이상 완료되고 착공까지 된 시점에서 더 이상 정략적·정파적·소모적 논쟁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시는 한발 더 나아가 "전국혁신도시협의회, 이전기관 노조 등과 함께 명분과 실익 없는 공기업 민영화 저지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지속 추진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혁신도시가 들어서는 진천군과 음성군 주민들도 혁신도시 건설을 전제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지역개발 사업의 차질과 혼란을 우려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명현 음성군 혁신도시지원협의회장은 "협의회를 열어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과 연대해 상경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식 진천군 혁신도시지원협의회장도 "양극화와 수도권 인구집중 해소, 도·농 상생을 위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진천군, 음성군 등 관련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도 차질 없는 혁신도시 건설을 정부에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혁신도시 재검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내부 방침을 정하고, 다른 시·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는 "당연히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사업 축소나 변경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 입장은 한층 강하다. 박세웅(52) 혁신도시주민보상대책위원장은 "감사원 지적 사항이 나왔으면 수정·보완해 계속 추진하면 된다"며 "만약 지방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바뀐다면 거센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