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5일 사법처리 대상자 선정과 처벌 수준을 정하는 등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17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배임 혐의를,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수조원대의 주식과 현금을 굴리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혐의(조세포탈)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계열사에서 조성한 자금이라는 의혹을 확인하지 못해, 결국 이 돈을 이 회장 개인 재산으로 인정하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조세포탈 금액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데도 이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예상된다.
특검팀은 또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등에 대해서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을 계기로 그룹 경영권이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넘어가는 과정에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고,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배정된 물량을 포기해 이재용 전무에게 전환사채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된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과 이 사건 '최대 수혜자'인 이 전무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삼성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한 의혹을 받아온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에 대해선 '비자금'이 회사자금이 아닌 이 회장의 개인 돈으로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무혐의 처분하기로 했다.
90여억원짜리 그림인 '행복한 눈물'의 실제 주인도 홍씨가 아니라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삼성이 검찰과 정치권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 구체적인 물증을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한 기존의 방침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석달 동안의 수사 성과에 대해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라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말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상당히 걱정도 된다"면서도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열심히 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