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프로배구 2번째, 겨울리그 통산 10번째(아마시절 슈퍼리그 포함) 우승을 이끈 안젤코 추크(25)는 '진흙 속에서 찾은 보석'이었다. 배구 인기가 별로인 크로아티아의 한 프로팀에서 뛰던 그를 작년 5월 연봉 10만 달러에 데려왔을 때만 해도, 안젤코는 수비는커녕 공격력도 보잘것없는 선수였다.
신치용 감독은 작년 10월 KOVO컵에서 그를 기용한 뒤 고개를 가로저었다. 교체를 고민하던 신 감독은 체력이 좋은 안젤코가 성실하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어린 시절 전쟁(유고 내전)을 겪으며 어렵게 생활했던 안젤코의 투지와 정신 자세는 조직력을 중시하는 '삼성 배구'에 딱 들어맞았다.
입에서 단내 나는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안젤코는 급성장했다. 스파이크와 블로킹은 물론이고 톱니바퀴처럼 빈틈 없는 삼성화재의 수비에도 맛을 들였다. 라이벌 팀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조차 "브라질 선수들과 달리 배구를 하려는 열정과 투지가 넘친다"고 호평할 정도였다.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안젤코 덕분에 삼성화재의 조직배구는 훨씬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안젤코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정규리그 득점왕·MVP를 차지한 안젤코는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팀 득점의 46%인 105점(경기당 평균 35점)을 뽑아냈다. 챔피언결정전MVP로 뽑힌 그는 우승 직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안젤코는 "너무 기분이 좋다. 시즌이 끝났으니 발목 통증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며 "빨리 가서 자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다음 시즌에도 안젤코와 계약할 계획이다. 연봉은 20만달러로 2배쯤 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