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의 외교안보정책 밑그림을 놓고 공화당내 분파간 경쟁이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당내 외교·안보 브레인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포진해 있다. '현실주의자(Realist)' 혹은 '실용주의자(Pragmatist)'로 불리는 그룹과, 힘을 통한 민주화 이상을 실현하려는 네오콘(Neocon·신보수주의자) 그룹. NYT에 따르면 매케인이 단일후보로 결정된 뒤 구성된 외교정책자문 명단에 네오콘들이 속속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라크전을 주창했던 윌리엄 크리스톨(Kristol)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과 로버트 케이건(Kagan) 카네기 평화재단 연구원, 존 볼튼(Bolton) 전 유엔 대사 등이 대표적이다. 매케인 캠프의 수석 외교정책 보좌관인 랜디 슈너먼(Scheunemann)도 네오콘에 가깝다.
무력 사용에서의 신중함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로는 콜린 파월(Powell) 전 국무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Scowcroft)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꼽힌다.
매케인은 현재까지는 양면성을 보여왔다. 이라크전은 옹호했지만 다른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실용주의에 가깝다. 이라크전 이전에는 해외 군사력 사용에도 신중한 입장이었다. '사활적인 국가안보이익이 위협 받을 경우에만 개입한다'는 '파월 독트린'에 가까웠다. 최근 연설에서는 스스로 '현실주의적 이상주의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실용주의자들은 매케인의 외교정책이 채 가다듬어지지 않아 네오콘의 영향력에 넘어가기 쉬운 상태라고 우려한다.
공화당내 한 전 백악관 관리는 "매케인은 오랜 친구이자 동맹인 파월에게 몇 달 동안 전화 한번 하지 않았다"며 "매케인이 네오콘에 포획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매케인 측근들은 "매케인이 어느 특정 그룹의 견해에 쉽게 넘어가는 '빈 수레'가 아니며, 현실주의 원로들인 헨리 키신저(Kissinger)나 조지 슐츠(Shultz) 전 국무장관과 자주 상의한다"고 반박한다.
매케인으로선 일단 양자를 포용하는 것이 우선이란 지적도 있다. 당내 안보 전문가인 필립 젤리코(Zelikow)는 "지금 매케인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당내 인사들을 끌어들이면서, 어느 분파를 선호한다고 표명하지 않는 게 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