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을 유지한 채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교수들이 강단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직 교수 41명이 출마해 12명이 당선됐다. 낙선한 29명은 대부분 이미 강단에 복귀했거나 곧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경기도 남양주을에 출마했던 김모(여·39) 교수의 복귀에 반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육아휴직 신청을 내고 학교측으로부터 승인이 나지 않았으나, 지역구에 출마해 '폴리페서(politics + professor·정치와 교수를 합친 조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본지 4월 7일자 A11면 보도〉
서울대 사범대 관계자는 "휴직 처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단으로 출근도 하지 않고 정치 활동을 벌인 것에 대해 논의를 거쳐 조만간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최모(24)씨도 "학기 중에 학생과 강의를 내팽개치고 총선에 출마한 교수가 아무런 제재 없이 강단으로 복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 남편 이모씨는 "시간을 갖고 학교측의 처분을 기다리겠다"며 "휴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잘못임을 인정하지만, 교수직 박탈과 같은 중징계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대 주변에서는 교수의 정치 참여를 제한할 뚜렷한 학칙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가 김 교수에 대해 교수직 박탈 수준의 중징계를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통일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대진대 디지털경제학과 정모(64) 부교수는 선거 다음날인 10일부터 곧바로 학교로 출근했다. 정 교수는 선거운동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4월 9일까지 2주 동안 모든 수업을 휴강하고 선거운동을 했다.
인천대 안전공학부 김모 교수도 휴직을 하지 않고 자유선진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일주일에 이틀은 수업을 진행했다. 원래 일주일에 나흘 강의가 배정됐으나, 이틀에 몰아서 진행한 것이다. 김 교수는 휴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복직 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다.
이들 외에도 경희대 김모 교수, 영남대 이모 교수, 경북대 이모 교수도 휴직을 하지 않고 출마했다가 낙선해 곧장 강단에 복귀한다. 이번 학기 휴직하고 출마했던 경원대 김모 교수는 다음 학기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휴직 기간을 4년 더 연장하는 교수들도 있다. 통합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오산에 출마해 당선된 중앙대 안모 교수(사회체육학부)는 지난 17대에 이어 18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지난 임기 4년간 휴직한 안 교수는 다시 4년간 휴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