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와 눈가, 귓불마다 봄바람이 걸리는 4월. '이번 주말에는 꼭…' 다짐만 하다 보면 새침한 봄이 어느새 꼬리를 보일지 모른다. 유명하다는 벚꽃 명소에 찾아가자니 '사람 구경'만 하다 올까 걱정이고, 아이를 데리고 먼 길 떠나기 힘든 가족들은 '도시에는 편히 갈 곳이 없다' 푸념만 하기 십상이다.

시인 릴케도 '봄은 숲에서 사는 것/ 도시에는 오지 않네(봄을 그대에게)'라고 했지만, 잘 찾아보면 도시 한 복판에도 봄 나들이 떠날 곳들이 숨어 있다. 길지 않은 휴일, 가족들이 봄햇살 즐기기에 '도시 공원'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서울에서도 차를 달려 1시간 안팎인 경기도 북부 지역 소문난 공원들을 찾아가보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의‘노래하는 분수대’에서 클래식 음악과 함께 물이 솟구쳐 오르고 있다. 나들이를 나온 주민들이 노란 조명으로 빛나는 분수를 감상하고 있다.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봄노래 흐르는 일산 호수공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은 서울에서도 하루 날 잡아 들를 정도로 놀기 좋고 쉬기 좋은 '도시 공원'이다. 요즘 7.5㎞ 산책로변에 벚꽃과 목련, 철쭉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2만1500㎡ 규모의 자연학습원에는 구상나무, 수양벚나무, 제주도 왕벚나무 등 희귀 나무와 제비꽃, 낭아초, 은방울꽃, 참나리, 궁궁이 등 108종의 희귀 식물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레이저 빔 쇼와 함께 노래가 흘러나오는 '노래하는 분수대'가 선을 보였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킨텍스(KINTEX) 방향 서쪽 끝에 위치한 분수대는 겨울철에 문을 닫았다 봄에 다시 공연을 시작하기 때문에, 가족과 연인들이 개장일을 기다릴 정도다. 가요, 팝, 클래식, 영화음악 등 다양한 노래와 함께 물길이 30m까지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4~10월까지 주말과 공휴일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분수쇼가 진행된다. 음악 분수 외에도, 고정분수에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원한 분수쇼를 구경할 수 있다.

고양시설관리공단은 "낮에는 자전거 전용도로(4.7㎞)에서 자전거를 타고, 밤에는 시원한 분수대를 구경하면 가족끼리 즐기는 하루 봄나들이 코스로 좋다"고 말했다. 자전거는 공원근처 대여소에서 1시간에 3000원 정도에 빌릴 수 있다. 5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오후 7~8시까지 재즈와 클래식, 전통 민요 등 '분수대 야외 음악회'가 열린다. (031)924-5822

◆도자기 굽고, 조각 구경하세요

의정부시 의정부동 사패산 자락에는 '직동공원(031-828-2412)'이 최근 새단장을 마쳤다. 중앙광장 산책로 주변에 3m 높이의 인공암벽, 인라인 스케이트 광장 등이 들어섰다. 무엇보다 직동공원에는 다른 공원에서 보기 드문 '통나무집'이 있다. 휴양림에서 본 듯한 통나무집 10채가 도심 속 솔밭에 자리잡고 있다. 5~25평 규모로, 전기밥솥, 씽크대 등 취사도구가 갖춰져 있고, 이불도 빌려준다. 숙박비는 3만~10만원. 인기가 많아 주말에 이용하려면 두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콘크리트 대신 목재로 꾸민 산책로도 특징이다. 산에서 흘러나온 계곡물이 공원 주변을 휘돌아 흐른다.

김포에도 유명한 공원이 두 곳이다. 김포시 하성면 양택리에 있는 '태산 패밀리파크(031-997-6868)'는 '체험식 놀이터'로 이름 난 곳. 3만9666㎡ 부지에 야외 바비큐 시설과 30여 개의 물놀이 시설, 생태연못 등을 갖췄다. 공작체험관에서 전기 물레로 도자기를 빚는 코스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8000~1만원만 내면 꽃병이나 접시같은 도자기를 직접 굽고, 흙판 위에 가족들이 손도장을 찍어 액자로 만들 수 있다. 만든 도자기는 한달 후쯤 집으로 보내준다. 노루오줌, 용머리 등 희귀 야생화 3만8000그루가 심어진 '야생초 화원'과 갖가지 수생식물로 뒤덮인 생태연못도 빼놓을 수 없다.

태산 패밀리파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김포시 월곶면 고막리 '김포 국제조각공원(031-980-2980)'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문수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조각과 나무 사이를 산책하기에 좋다. 2㎞ 산책로를 따라 국내외 조각품 30점이 전시되어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박상숙의 작품 '생활방식-습성', 붉고 노란 공룡을 조각한 장꿔쑤이의 작품 '메이드 인 코리아' 등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