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 우리 말로 풀면 '강력한 입'이다. 선율의 도움 없이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rap)'만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힙합 뮤지션의 소망과 숙명을 동시에 담은 이름이다. '237(26·본명 이상철)'과 '쇼리 제이(26·본명 소준섭)'로 이뤄진 이 그룹은 요즘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데뷔곡 '사랑해'로 각종 가요 순위 선두를 다투며 주류 대중음악계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었다.
"힙합 뮤지션 중에 자기가 진짜 갱스터인 척하고 할렘에서 몇 년 살아본 것처럼 행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게 싫어요. 힙합이 미국에서 시작된 음악이지만 한국에 왔으면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아내야죠."
237은 "힙합 장르의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마따나 '사랑해'는 정통 힙합이 아니다. 스타 윤은혜가 맑게 노래를 불러 호기심을 먼저 잡아 끌었다. 예쁘장하게 화장한 힙합인 셈. 그러나 굵고 당찬 237의 랩과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쇼리 제이의 랩이 치고 받으며 일궈내는 절묘한 조화가 곡의 줄기다.
쇼리 제이는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며 음악을 하고 있다"며 "237을 처음 무대에서 봤을 대 1m 이상 점프하며 무대 위를 방방 날아다니는 게 멋있었다"고 했다. 237은 "쇼리 제이의 랩은 늘 창의적이며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외모를 보면 랩 스타일도 짐작이 간다. 키 181㎝의 237은 당당한 체구가 눈에 띄고, 박박 민 머리의 쇼리 제이는 키 167㎝에 귀여운 인상이다. 237이란 예명은 '이상철'이란 본명을 빨리 발음하다 보면 '이삼칠'처럼 들린다고 해 붙여졌고, '쇼리(shorry) 제이'는 '작은(shorty) 준섭(J)'이란 의미다.
두 사람 모두 고교 시절 서울 강남 일대에서 랩으로 이름을 날렸다. 237은 "야간 자율학습 시작하기 전에 운동장 구석에서 친구들 수십 명 모아놓고 작은 공연을 한 적이 많다"고 했다. 쇼리 제이는 "고교 시절 내내 다른 학교 축제에 공연을 다녔다"고 했다.
237은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언론학도. "음악과 매스컴은 대중을 향해 주장과 목소리를 전한다는 점에서 통하죠. 낮에는 취업 준비하는 친구와 토익 스터디하고 밤에는 녹음하는 생활을 오랫동안 했어요. '앨범 곧 나온다'는 말만 5년째 하고 다녔는데 이제야 체면이 섰습니다."
부모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237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지난 6년간 용돈을 단 한 번도 못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독실한 크리스천인 어머니는 점차 따뜻한 관심을 보이더니, 팀 이름까지 직접 제안했다. "'믿음의 형제들'이 어떻겠냐고 심각하게 물으셨죠. 상처 드리기 싫어서 조심스럽게 '대중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더니 며칠 있다가 다른 이름을 주셨죠. '홀리 브라더스(Holy Brother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