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송파구 문정지구를 장애인, 노인, 임산부가 생활하기 편한 '문턱 없는(barrier free)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정지구는 IT 등 첨단산업과 법원·검찰청 같은 공공기관이 들어갈 550만㎡ 넓이의 미래형 업무단지로, 2009년 말 착공해 2011년 완공 예정이다.

지금 서울에서 휠체어 탄 장애인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외출한다는 것은 모험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지하철에만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와 승강기가 있을 뿐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도, 일반 택시도 없다. 차도와 인도 사이 턱은 5~10㎝나 돼 휠체어로 오르내린다는 게 불가능하다. 장애인 화장실은 공공기관에나 있을 뿐이다. 외식을 하고 싶어도 휠체어를 끌고 들어갈 음식점을 못 찾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일본 다카야마(高山)시는 1994년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벌여 이젠 휠체어를 탄 외지(外地) 관광객이 줄지어 찾는 도시가 됐다. 인도 턱은 2㎝ 이하로 낮추거나 아예 없앴다. 도로 옆 빗물 배수 철망은 휠체어 바퀴나 지팡이가 빠지지 않게 망 간격을 1㎝ 이하로 촘촘하게 만들었다. 관광안내소엔 수화(手話)로 설명하는 동영상과 시각장애인용 음성 안내도 갖췄다. 인공 배설기를 단 사람이 드나들 화장실도 설치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장애인이 많이 눈에 띌수록 그 나라는 선진국이다. 장애인이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게 하려면 도시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 도로 턱을 없애는 건 물론 장애인의 보행 동선(動線)을 단절시키는 지하도나 육교 대신 횡단보도를 놓아야 한다. 장애인이 타고 내리는 데 불편이 없는 저상(低床) 버스도 도입해야 한다. 업무빌딩도 경사로를 만들거나 출입구를 넓히고, 영화관·공연장엔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석도 설치해야 한다. 장애인에게 편리한 도시환경은 노인, 임산부 같은 노약자는 물론 시민 대다수에게도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이다.

브라질 쿠리티바, 독일 프라이부르크 같은 도시는 환경을 우선하는 도시 개조로 세계 공무원과 환경운동가가 찾아가 배우는 '환경도시'로 명성을 높였다. 서울 문정지구를 세계인이 와서 견학하는 세계적 '장애인 친화도시'로 한번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