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여주에선 '친박(親朴) 후보 간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범관 후보와, 한나라당 공천 탈락 후 '친박연대' 후보로 나선 4선의 이규택 의원은 모두 스스로 '친박'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규택 후보 26.4%, 이범관 후보 22.3%로 오차범위 내였다. 조사 기관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3일 오후 두 후보는 1분1초가 아까운 듯 지역구 곳곳을 분주히 돌아다녔다. 이범관 후보는 고향인 여주 창천리 일대의 상가 하나 하나를 돌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여주가 여당의 힘으로 일어설 때"라고 말했다. 거꾸로 이규택 후보는 자신이 강세 지역으로 꼽는 이천에 유세 일정을 집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이천시 백사면 산수유축제 현장 등을 돌며 "5선 정치인의 힘을 보여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경기 이천·여주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범관 후보(왼쪽)와 친박연대 이규택 후보가 3일 각각 여주군 강천면과 이천시 백사면에서 유권자와 악수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여주·이천은 선두권 후보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대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운하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지역이다. 대운하가 지나가는 길목으로 꼽히면서 주민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이범관 후보는 이날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를 지을 때만 해도 숱한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모두 잘했다고 한다"고 했고, 이규택 후보도 "대운하는 이천·여주에게 기회다. 특별법을 만들어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양강 구도에 맞서기 위해 통합민주당 김문환, 자유선진당 이희규, 무소속 유승우 후보 등은 이날부터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만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