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강아지 눈떴다. /봄 아가씨 오신다.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꽃가마 타고 오신다.
어렸을 때에 봄을 기다리면서 또 봄을 맞이하면서 부르던 동요이다. 버들강아지는 흰 털로 싸인 꽃봉오리가 강아지 털 같이 부드럽게 보인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정확하게는 갯버들이다. '개울가에서 자라는 버들'이라는 뜻이다. 태화강 상류인 석남사 계곡이나 척과천 등 양지바른 개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오염된 수질에는 약하여 도심지의 강가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키가 작은 나무로 밑에서 많은 가지가 나와 덤불 형태로 자란다. 어린가지는 노란 빛이 도는 초록색으로 많은 털이 있으나 자라면서 없어진다. 잎은 가늘고 길게 생겼으며 잎 끝은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나 있다.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 4월에 가지에 무리 지어 핀다.
갯버들 겨울 꽃눈이 부풀어 올라 단단한 겨울 껍질을 뚫고 기지개를 켜면 봄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고 개울가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시냇물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양지바른 골짜기에 버들강아지가 보송보송 피어난다. 봄의 생명력이다. 또 은색의 하얀 털이 역광으로 햇살에 반짝이기라도 하면 봄의 개울가는 그대로 촛불잔치가 되고 만다. 버들강아지 하나하나가 모두 환한 촛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꽃봉오리를 달고 있는 가지를 잘라 꽃꽂이로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하천의 수질정화와 풍치조성, 수해 등 재해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하천변 조림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옛날 어린이들의 장난감이 많지 않았던 시절엔 이른 봄 개울가에 물이 오른 갯버들의 껍질로 버들피리(호드기)를 만들어 입에 물고 골목길을 다니기도 했다. 훌륭한 놀이기구였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자연적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어우러지는 역할을 한 것이다. 봄날의 아련한 동심(童心)을 간직한 버들피리는 이제 어른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추억이 된 것 같아 아쉽다.
날이 점점 따듯해지면서 버들강아지가 차츰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고 꽃의 솜털이 봄바람을 따라 산들거리며 날아다닐 때면 봄이 한참 무르익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