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가 재학생 모두와 교사·학부모까지 참여해 동시집을 발간했다. 전교생 30명이 다니는 여수시 삼일동 묘도초등학교. 시집 발간은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나온 동시집 이름은 '고양이 섬의 아기나무들'. 모양이 고양이를 닮아 '묘도'라고 불리는 이 섬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집에는 어린이들이 쓴 동시 220편과 교직원·학부모·총동문회장 등이 지은 30여 편이 실렸다.
아이들은 섬을 둘러싼 바다와 산, 나무, 꽃 등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느낀 감흥들을 일기처럼 동시로 읊어냈다.
'따르르릉-/해님/내일 나오실거예요?//해님에게 전화를 걸어/물어보고 싶다//따르르릉/빗님/내일 주무실거예요?//빗님에게 물어보고 싶다'(2학년 박채영 '소풍가는 날')
'봄을 찾아/흐르고 흐르는/봄비//비는 봄이 좋은 가봐/봄만 다가오면 새싹에게도/물을 주고 풀꽃에게도 물을 주고/ 나무에게도 물을 주고//봄비는 착한 것 같아'(6학년 김명은 '봄비') 이 시집에는 지체장애 어린이의 그림 한 편이 시 대신 실려 있다.
이 학교 어린이들이 모두 '꼬마 시인'이 된 것은 2005년 부임한 고광운 교장의 노력 덕분. "자연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표현해보도록 시 쓰기를 권했어요." 고 교장은 월요일 조회 시간마다 어린이들에게 시 짓는 법을 가르치고 좋은 작품을 낭독하도록 해 동심을 일깨웠다.
학교 홈페이지(myodo.es.kr)에 '자연과의 대화'라는 코너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언제든 자신의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글을 가까이 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교사들도 매주 한 시간씩 사물에 대한 느낌을 글로 표현해보도록 꾸준히 지도해왔다. 지난 한 해 동안 1000여 편의 시가 모아졌고, 좋은 작품을 가려 시집을 펴냈다.
학교는 발간한 시집을 '어린 날의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전교생에게 선물로 나눠줬다.
편집을 맡은 김금희 교사는 "평소에 동시를 쓰기 시작한 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자연과 사물을 관찰력과 애정을 갖고 바라보고, 글로 표현하는 방법도 갈수록 다양해진다"며 "자신 뿐 아니라 주변과 이웃을 챙기고 더불어 살아가는 예쁜 마음을 갖게 된 것이 더 대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