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평촌 신도시에 있는 귀인중학교의 배정 문제로 안양교육청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 학교가 특수목적고 등에 졸업생을 많이 진학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정을 원하는 초등학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근 초등학교에 위장전입이 극성을 부리고, 귀인중도 학급이 늘어나 교육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평촌에는 신도시 건설 이전에 들어선 학교를 포함해 모두 7개 중학교가 있다. 현재 중학교는 배정 대상 초등학교 졸업생의 주소에 따라 근거리에 배정한다. 이에 따라 귀인중의 경우 민백·귀인·평촌초등학교 학생 가운데 일부가 진학하고 있다. 그러나 귀인중은 최근 배정 대상이 정원을 크게 넘어섰다. 1993년 14학급으로 개교했지만 올해는 42학급으로 3배가 됐다. 그동안 교실을 28개나 증축했다.
그러나 여전히 과밀학급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안양지역 중학교의 학급당 편성 기준은 40명이다. 그러나 귀인중은 지난 2006년부터 배정 기준을 넘어서 땜질식으로 초등학교 졸업생을 받고 있다. 올해 신입생은 15학급에 평균 42명을 배정했다. 교실이 부족해 3학년을 13학급에서 12학급으로 줄이고, 미술실을 일반 교실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3학년도 한 학급이 40명에서 43명으로 늘어나는 여파를 겪었다.
안양교육청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귀인중 배정 대상인 3개 초등학교의 학생 숫자는 고학년이 될수록 엄청나게 늘어난다.〈표 참조〉 6학년은 1학년의 거의 갑절에 이른다. 특히 5학년과 6학년의 차이가 더욱 크다. 귀인중 배정을 노리고 6학년때 인근 3개 초등학교에 전학을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위장전입 사례도 적지 않다. 안양교육청에 따르면 아파트 한채에 3가구가 주민등록이 돼 있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한 이후에도 귀인중 배정 대상 초등학교에 그대로 다니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침 등교시간에 이들 초등학교에 승합차량이 단체로 학생들을 내려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센터나 학교에서도 위장전입을 차단하거나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가구주가 동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전입신고를 받지 않을 수 없다. 또 국가가 공인하는 서류인 주민등록등본을 무조건 불신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안양교육청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 잇따라 주민대표 간담회를 열고 위장전입을 방조하는 사례가 없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현재의 배정 원칙대로 중학교 배정을 실시할 경우 귀인중은 학급당 47명을 편성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육청은 운동장을 줄여 교실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기도교육청이나 정부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평촌 신도시내에 교실이 남아도는 중학교가 엄연히 있고, 장기적으로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숫자가 줄어들어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양교육청은 최근 평촌구역 중학교의 입학 배정 변경안을 예고하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귀인중에 배정되는 3개 초등학교 일부 학생 가운데 실제로 배정구역에 거주하는 학생을 우선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래도 배정인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배정구역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전학이나 입학한 순서에 따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안양교육청 최준선 중등교육과장은 "그동안 사실상 미봉책으로 해결해왔으나 이제는 귀인중 배정이 한계를 맞고 있어 내년에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미리 공지하고 있다"며 "추첨 배정은 더 큰 반발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살고 있는 거주자를 우선 배정하는 것이 불공정을 가장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