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 사쿠조세이(佐久長聖)고교 육상팀은 일본에서도 최강으로 손꼽힌다. 일본의 전국 고교역전마라톤대회에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출전해 9번 8위 이내의 성적을 올렸고 준우승을 2차례 차지했다. 다른 일본 고교들은 케냐 선수들을 팀에 포함시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사쿠조세이는 고집스럽게 일본인 선수로만 팀을 구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29일 오전 10시 경주에서 열리는 24회 코오롱 고교구간마라톤 겸 제3회 중학교 구간마라톤(조선일보·코오롱·KBS·대한육상경기연맹 공동주최) 대회에 번외 출전자로 초청받아 출전한다.
사쿠조세이 선수 단장이자 팀 고문을 맡고 있는 우라야마 도오루(62)씨에 따르면 이 학교 7명의 선수 중 6명이 5000m를 15분 안쪽의 기록으로 뛴다. 한국 고교생 중에서 5000m를 15분 안에 뛰는 선수는 전부 합해서 7~8명 정도. 그만큼 사쿠조세이는 빠르다. 우라야마 단장은 "한두 명의 스타 선수가 아니라 선수 모두를 믿고 경기하는 것이 우리 스타일"이라며 "그래서 케냐 선수도 영입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사쿠조세이 고교는 26명의 육상부원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규칙적인 훈련을 받는다. 마라톤 팀은 오전 오후에 15㎞씩 하루에 30㎞의 거리를 뛰며 여름 합숙훈련 때는 하루 60㎞의 장거리를 소화하기도 한다. 거의 한국 성인 실업팀에 육박하는 훈련량이다. 기상부터 식사, 취침까지 선수들의 생활도 세세하게 체크하고 관리한다. 기숙사 생활을 감독하는 마쓰다 스스무씨는 "당번이 정해져 있어서 오후 10시 취침, 오전 5시30분 기상을 체크하고 별도의 영양사가 선수 식단을 관리한다"며 "팀의 훈련이 엄해서 이겨낼 수 있는 선수들만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이런 강훈련을 견디면서 공부할 수 있을까? 우라야마씨는 "우리 팀은 억지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된 일정이지만 학생 스스로가 자기의 발전을 느끼면 자율적으로 훈련하게 된다는 것. 학교는 이를 관리할 뿐이라는 것이다.
올해 코오롱 고교구간마라톤에는 한국 남녀 고교 32개팀과 중학 32개팀의 선수 400여명이 출전하며 중국 난징시 체육운동학교도 번외로 나와 한중일 우정의 레이스를 벌인다. 마라톤 풀코스(42.195㎞)를 6개 구간으로 나눠 6명의 주자가 릴레이로 달린 뒤 기록을 합산해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