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西藏·시짱) 시위 사태와 관련, 중국 당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Dalai Lama)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은 26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 측이 폭력을 자제할 것과 달라이 라마와 대화할 것을 '아주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스티븐 해들리(Hadley)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티베트 현지에 취재진과 외교관들의 접근을 허용할 것도 후 주석에게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전날 라이스(Rice) 국무장관이 "티베트 사태는 중국과 달라이 라마의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 가능하다"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유럽연합(EU) 의회도 티베트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공식 초청했으며, 중국에 달라이 라마와 공개적으로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전했다.

티베트 사태 발발 이후 보도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중국 정부 웹사이트와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특히 26일 밤 부시 대통령과 후 주석의 통화사실을 보도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단 한마디도 전하지 않은 채 후 주석의 발언만을 집중 소개했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내용을 전할 때 자국 지도자의 발언 위주로 소개해 오긴 했지만, 상대국 정상의 언급을 아예 빼버린 것은 이례적이다.

후 주석은 부시 대통령에게 "달라이 라마 집단은 소위 비폭력과 평화시위를 표방하고 있지만, 폭력범죄활동 집단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어떤 정부라도 좌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통화내용을 묻는 질문에, "내용은 이미 발표됐다"면서 "달라이 라마가 분열과 폭력활동을 포기하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