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온 정 때문인거 같아요."

홍콩 톱스타 유덕화는 한국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로 '정'을 꼽았다. 새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이하 삼국지)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위해 방한한 유덕화는 여러차례 한국을 찾은 경험 때문인지 소탈한 모습으로 편안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인기비결?'이란 질문에 처음엔 "아직도 (인기)있어요?"라고 장난스럽게 반문했지만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홍콩 1세대인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같은 배우들은 한국 팬들과 오랫동안 함께한 시간이 존재한다. 그 시간이 정처럼 쌓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유덕화는 그동안 한국을 찾을 때마다 팬클럽을 빠트리지 않고 만나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방문에도 비공식이지만 팬클럽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덕화가 얘기하는 '정'이다.

그에게 변함없는 것은 정 뿐만 아니다. 외모 역시 변함이 없다.

"젊음이 유지되는 이유는 모르지만, 하늘에 감사할 뿐"이라고 밝힌 그는 하늘에 대고 합장으로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럼에도 그의 외모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륜은 숨길 수가 없었다. 40대 후반 베테랑 영화배우의 몸짓, 말 한마디는 차분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졌다. 아마도 그의 이런 면이 청년부터 노년까지의 조자룡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것 같다.

평소 역사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그는 소설인 '삼국연의' 뿐만 아니라 역사서 '삼국지' '자치통람' 등을 읽을 정도다. 최근 '묵공' '명장' 등 스케일이 큰 역사 영화에 계속 출연한 것도 그 때문.

유덕화는 "역사에서 인생을 배운다. 힘든 일이 생길 때 '삼국지'를 꺼내 읽으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적극 추천한다. '삼국지' 출연 동기 역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조자룡에 대한 인간적인 해석 때문이었다. 그는 조자룡에 흠뻑 빠진 듯했다.

나관중의 '삼국연의' 인물 중 가장 완벽한 캐릭터 조자룡. 크고작은 전투에서 한번도 지지 않은 백전불패의 신화에 어느 전쟁에서도 실수한 적 없는 최고의 장수다. 이런 조자룡과 유덕화는 비슷한 면이 많아 둘의 만남은 필연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유덕화는 다른 홍콩 배우들과 다르게 꾸준한 영화 활동으로 휴식기가 없는 배우. 또한 조자룡처럼 유덕화도 작은 스캔들, 사건ㆍ사고가 없다.

"원래 생활이 심플해 스캔들과 거리가 멀었지만 운도 좋았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대답엔 자기관리의 노력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최근 홍콩 연예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후배 연기자 진관희의 스캔들에 대해서도 그는 장수 다운 모습을 보였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 사건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은 언제나 고결한 모습을 유지한 조자룡의 모습과 오버랩됐다.

유덕화, 매기 큐, 홍금보 주연의 '삼국지'는 승리만 해오던 조자룡이 마지막 전투에서 첫 패배를 앞둔 인간적 고뇌와 전쟁에 대한 허무함을 보여주는 작품. 다음달 3일 개봉한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